기저귀 갈 때마다 엉덩이·무릎 근육 스트레칭
아기들은 돌을 맞을 즈음이면 보통 혼자 걷기 시작한다. 걸음을 걷게 되면서 체중이 실리는 엉덩이와 무릎, 발목, 발 등에도 변화가 일어난다. 아이의 다리 모양은 성장 과정에 따라 점차 변화한다. 처음 태어났을 때는 'O' 자 형태이다가 점차 바르게 펴지면서 24개월이 되면 '1' 자형이 된다. 이후 6세 전까지는 'X' 자형으로 변했다가 6세가 되면 다시 '1' 자형이 된다. 아이가 두 발끝을 안쪽으로 향하게 하고 걷는 '안짱걸음'을 걷는다면 엉덩이와 무릎, 발목, 발 중 어느 부위에 이상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가 예쁜 다리를 가지려면 성장, 발달 과정에 맞춰 뼈와 근육, 인대 등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
◆엎드려 오래 자거나 양반 다리 안 돼요
신생아의 엉덩이 관절은 태어날 때는 바깥 방향을 향한 상태로 뒤쪽에 자리 잡고 있다. 따라서 다리는 자연스럽게 'O' 자 형태가 된다. 이때 지나치게 다리를 곧게 펴주면 엉덩이 관절 탈구를 일으킬 수 있다.
엉덩이 관절은 성장하면서 점차 안쪽 가운데로 자리를 옮긴다. 하지만 지나치게 많이 안쪽으로 향하면 안짱걸음을 걷게 된다. 주로 엉덩이 관절 주변 근육 가운데 안쪽으로 돌리는 근육이 과도하게 작용하거나 인대가 경직된 경우가 많다. 무릎은 안쪽으로 돌리는 근육 5개, 밖으로 돌리는 근육 1개 등으로 구성되는데, 유아는 안쪽 근육이 과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O' 자형 다리에서는 무게중심이 발의 안쪽으로 향하게 된다. 이 경우 발목과 발의 근육이 약해져 평발이 될 수 있다. 'X' 자형은 무게중심이 바깥으로 향하게 되고, 발은 무게중심을 만회하기 위해 앞쪽을 바깥으로 돌리면서 평발을 만든다. 이렇게 안쪽 근육이 과도하게 작용하고 인대가 단단해지는 것은 아기들의 잠버릇이나 앉는 자세 등과 관련이 깊다. 유아는 하루 중의 절반 이상을 잠을 자며 보낸다. 엎드려 자는 자세로 발을 안쪽이나 바깥쪽으로 향하거나 앉을 때 'W' 자로 앉는 경우, 양반 다리를 하는 행동 등은 안짱걸음이나 팔자걸음의 원인이 된다.
◆소아에서 흔한 근골격계 문제
아기들에게 가장 흔한 골격계 질환은 엉덩이 관절 탈구다. 엉덩이 관절은 전구 모양의 대퇴골이 전구 소켓 모양의 엉덩이뼈에 맞물려 있다. 그러나 엉덩이뼈가 제대로 자라지 못하면 대퇴골 끝을 단단하게 감싸지 못하고 대퇴골이 엉덩이 관절 바깥으로 빠지게 된다. 고관절 탈구는 조기에 발견하지 못하면 근육이 탈구된 엉덩이 관절에 맞게 수축되고 뼈는 굳어져 한쪽 다리가 짧아지고 어기적어기적 걷게 된다.
평발도 아기에게 흔한 현상이다. 두 발로 섰을 때 발바닥이 평평해지는 변형으로 보통 생후 36개월이 되면 자연스럽게 없어진다. 'X' 자 다리는 무릎 관절이 안쪽으로 휜 상태이고, 'O' 자형 다리는 무릎 관절이 활 모양으로 바깥쪽으로 휘어진 상태다. 걷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1' 자형 다리가 되지만 두 살이 넘어도 교정되지 않으면 검사가 필요하다.
이 밖에도 목 근육을 다쳐 고개가 한쪽으로 기우는 사경을 앓거나 척추가 10도 이상 휘는 척추측만증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대퇴골의 머리 부분이 괴사하는 '레그-칼베-페르테스병'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는 발달 과정에서 대퇴골두에 혈액 공급이 막혀 조직이 괴사하는 질환이다.
두 다리의 길이가 차이 나는지도 유심히 살펴야 한다. 다리 길이 차이는 골절된 부위가 잘못 붙거나 탈구로 인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또 외상이나 감염으로 인해 성장판이 손상되거나 혈관 손상 또는 류마티스성 관절염 등으로 뼈 성장이 억제되기도 한다.
◆기저귀 갈 때 자주 스트레칭해 주세요
'X' 자 무릎과 'O' 자 무릎은 아기를 바닥에 눕혀서 무릎과 발목 복사뼈를 붙여 보면 알 수 있다. 무릎이 먼저 닿으면 X 자, 발목 복사뼈가 먼저 닿으면 O 자형 무릎이 된다. 특히 X 자 무릎은 발목 복사뼈의 거리에 따라 1등급(2.5㎝ 이하)~4등급(7.5㎝ 이상)으로 구분된다.
아기의 다리를 예쁘게 성장하도록 만들려면 엉덩이 관절 주변 근육과 무릎 주위 근육을 스트레칭해 주는 게 도움이 된다. 스트레칭은 기저귀 갈 때마다 하는 것이 좋고 10초간 지긋이 늘려 주는 것을 20~30회 하는 게 효과적이다. 잠자는 자세와 앉는 자세도 치료에 도움이 된다. 'W' 자로 앉는 것은 팔자걸음에 도움이 되고 양반 다리로 앉는 것은 안짱걸음을 교정하는 데 좋다. 똑바로 누운 자세에서 엉덩이와 무릎을 곧게 편 상태에서 안짱걸음을 하는 아기는 다리를 밖으로 돌려주고, 팔자걸음을 하는 아기는 다리를 안으로 돌려주는 것이 치료에 도움이 된다. 스트레칭과 함께 기능성 보조기도 고려해볼 수 있다. 보조기는 발의 변형을 막고 엉덩이나 무릎 모양을 호전시켜 줄 수 있다.
치료가 필요한지 판단하려면 아기의 상태를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 발의 안쪽이나 무릎, 다리에 통증을 호소하거나 또래들보다 잘 못 걷는 경우, 자꾸 안아 달라고 보채는 경우, 발 안쪽이 유난히 두드러진 경우, 자꾸 걸려서 넘어지는 경우 등은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권동락 대구가톨릭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다리 변형을 예방하려면 스트레칭을 자주 해주고 6~12개월 간격으로 관찰해 증상이 심해질 경우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권동락 대구가톨릭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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