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학병원 의사의 결핵 확진, 시민은 불안하다

입력 2016-03-21 20:45:44

계명대 동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가 폐결핵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병원 측은 동료 의사와 간호사 등 접촉자 141명을 대상으로 검진을 벌인 결과 다행히 감염자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최근 3개월 동안 이 의사가 근무한 소아병동과 소아집중치료실에서 접촉한 172명 가운데 밀접 접촉자 46명에 대해서는 역학조사를 통해 감염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병원 측은 의사가 평소 마스크를 착용해 진료했고, 신생아집중치료실은 자동 공기 순환 등으로 전염 가능성이 작다고 밝혔다.

그동안 결핵은 초기에 발견하면 거의 완치가 되는데다 '후진국병'이라며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러나 다이어트에 따른 무리한 식단이나 영양 불균형, 직장인의 지속적인 피로 등으로 결핵은 다시 중요한 질병으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11년부터 3월 24일을 결핵 예방의 날로 정해 퇴치에 나섰다. 그 결과 결핵 발생률은 2013년 10만 명당 97명에서 2014년 86명으로, 사망자도 10만 명당 5.2명에서 3.8명으로 크게 줄었다. 그렇지만, 아직도 새 환자 발생이 매년 3만 명에 이르고 사망률도 선진국의 10배가 넘는다.

문제는 의사의 결핵 확진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 2014년에도 영남대병원의 신생아실에서 근무한 의사가 결핵 확진 판정을 받아 신생아와 밀접 접촉자 78명이 역학조사를 받은 바 있다. 당시 결핵에 전염된 이는 한 명도 없었지만, 병원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기에 충분했다. 이번 사건은 2014년의 사건과 판박이다. 면역력이 약한 소아'신생아를 치료하는 전공의라는 점이나 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났지만, 알러지나 초기 감기 증세로 쉽게 생각하고 계속 진료를 맡았다는 점도 마찬가지다.

이번 사건은 이미 비슷한 경험을 했음에도 또다시 일어났다는 점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잘못한 경험을 하고도 이를 고치거나 대비하지 못한다면 병원에 갈 때마다 시민은 불안하다. 앞으로의 역학조사 결과가 전혀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오더라도 이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특히 신생아나 소아, 노약자를 담당하는 의료진에 대해서는 지침을 만들어 특별 관리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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