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천주교대구대교구청 3그루 발견, 내달 4일 가톨릭신학대학서 콘퍼런스
한국과 일본의 왕벚나무 자생지 논쟁에 쐐기를 박을 학술 행사가 열린다. '왕벚나무 자생지=한국'을 세계에 최초로 알린 프랑스 출신 성직자이자 식물학자, 에밀 타케(1873~1952) 신부를 다루는 콘퍼런스가 다음 달 4일(월) 대구 중구 남산동 가톨릭신학대학 대강당에서 열린다.
타케 신부가 제주에서 가져와 심은 왕벚나무 세 그루가 지난해 천주교대구대교구청에서 처음 발견된 데 따른 행사다. 세계적인 왕벚나무 연구 권위자이며 지난해 왕벚나무를 조사하러 대구에 왔던 김찬수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장, 최첨단 DNA핑거프린팅 기법으로 대구대교구청 내 왕벚나무 유전자 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박선주 영남대 교수, 타케 신부의 제주 사목 시절을 조사한 제주교구 문창우 신부, 대구에 온 타케 신부의 행적을 정리한 대구대교구 김태형 신부가 주제 발표를 한다. 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는 제주산 왕벚나무를 대구대교구청 내에 심는다.
대구대교구청에서 발견된 왕벚나무가 중요한 까닭은 왕벚나무 자생지를 두고 한국과 일본 간에 벌어지고 있는 '꽃 전쟁'의 판도를 바꿀 수 있어서다. 현재 왕벚나무 자생지는 일본 어디에도 없지만 제주에는 있다. 있지도 않은 자생지를 내세우는 일본과 달리, 한국은 실제 자생지는 물론 다른 지역으로 왕벚나무가 퍼진 사례도 갖게 됐다.
사실 타케 신부는 왕벚나무로만 거론할 수 없는 인물이다. 그는 한국 구상나무를 크리스마스트리의 표준으로 세계에 퍼뜨렸고, 온주밀감을 제주에 처음 들여와 제주를 상징하는 감귤 농업의 기반을 마련했다. 그가 한국에서 채집해 그의 이름이 들어간 식물 학명은 13종에 이른다.
즉, 타케 신부에 대한 조명은 다소 늦은 감이 있다. 지난해 대구대교구청 내 왕벚나무의 존재를 세상에 처음 알린 정홍규 신부는 "사회'과학'종교적으로 통섭했던 타케 신부는 오늘날 생태시대 사목자의 모델이다"고 평가했다. 정 신부는 "타케 신부를 기리는 식물원, 박물관, 공원을 조성해 대구대교구청 성직자 묘지에 있는 그의 묘소와 연계하는 등 기념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또 세 그루의 왕벚나무는 문화재로 지정할 수 있고 타케 신부의 삶은 지역 스토리텔링으로 개발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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