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유커 유치 묘수 '최치원 공원'

입력 2016-03-17 18:31:08

직접 쓴 국보 '사산비명' 세워진 봉암사 일대 역사공원 건립 추진

최치원이 직접 쓴 국보
최치원이 직접 쓴 국보 '사산비명'이 있는 문경 봉암사의 '희양산봉암사지증대사적조탑비명'을 중국관광객들이 살펴보고 있다. 문경시는 이곳을 본격 개발하기로 했다. 문경시 제공

"최치원만한 인물이 없다."

중국 관광객 유인을 위한 한류 문화콘텐츠 개발에 최치원이 등장했다. 전국적으로 최치원 유적지 찾기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는 것이다.

중국 한류의 원조로 평가받는 대학자 고운 최치원(崔致遠'857~?)은 신라에서 태어나 당나라 과거에 급제, 벼슬을 하면서 '토황소격문'을 짓는 등 중국에 큰 명성을 떨친 인물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3년 한'중 정상회담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최치원의 한시 '범해'(泛海)를 인용한 것이 발단이 됐다.

시 주석은 이후 서울에서 열린 '2015 중국 방문의 해' 개막식에도 최치원의 시구를 인용하면서 한국의 아름다움과 한'중 간의 지속적인 우호 관계를 강조했다.

최치원 관광자원화는 중국이 앞섰다. 최치원이 머물렀던 중국 강소성 양주(揚州)에는 2007년 최치원기념관이 들어섰고, 그의 일대기와 시 60여 수, 계원필경 사본 등이 전시돼 있다.

국내 지방자치단체들도 이런 바람을 타고 최근 최치원 선생 관련 유적지를 앞다퉈 찾아나서고 있다.

최치원 유적지는 현재 전국에 40곳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질적으로는 문경과 경주를 비롯해 경남 합천군, 하동군, 함양군과 창원시, 충남 보령, 부산 해운대구 등 15곳에만 있다.

문경도 이 바람을 타 최치원이 직접 쓴 국보 '사산비명'이 있는 문경 봉암사의 '희양산봉암사지증대사적조탑비명' 일대를 재조명할 방침이다. 최치원이 당나라에서 귀국해 국가로부터 받은 명을 3개 비문(사산비명)에 옮겼는데 봉암사 비가 가장 먼저 만들어졌고 규모도 가장 크다. 삼국시대 불교사가 아주 정확하게 서술돼 있는데 삼국유사보다 더 빠른 기록이다.

인근의 선유동계곡과 야유암에는 조선시대 선비들이 문경 사산비명을 보러 왔다가 최치원을 기리는 시를 남긴 곳이 많다.

문경시는 이곳 봉암사 일대 가은읍 원북리 376-2 외 38필지(2만여㎡)에 150억~200억원 투입, 역사공원을 건립하기로 했다.

문경시 엄원식 학예사는 "중국에는 차문화와 도자기문화가 굉장히 발전돼 있는 터라 국내 전통도자기 및 차문화의 본산이라 할 수 있는 문경에 최치원 유적까지 개발하면 중국관광객 유인의 최적지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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