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30대 이상 성인 남성의 절반 정도가 비만이며 여성의 다리 길이는 지난 10여 년 동안 꾸준히 길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이하 국표원)은 14일 동서울대학교 등이 지난해 실시한 '제7차 한국인 인체지수 조사'에서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동서울대 등은 지난해 6월부터 5개월간 전국 5개 권역에서 16~69세 한국인 남녀 6천413명을 대상으로 인체 치수 133개 항목을 조사했다. 한국인 인체지수 조사는 1979년 처음 시행된 뒤 5년 안팎의 주기로 진행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30대 이상 남성의 절반가량이 체질량지수(BMI) 25 이상의 비만체형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화는 1979년 이후 꾸준히 진행 중이다.
35~39세의 비만율이 52%로 가장 높았고 40~49세(49%), 50~59세(48%), 30~34세(47%) 등의 연령대가 뒤를 이었다.
여성의 비만 비율은 18세(20%), 19세(14%) 등 10대 후반에서 다소 높아지다가 20대에 급격히 감소했다. 20~24세와 25~29세의 비만 비율은 각각 6%와 7%에 그쳤다.
그러다가 35세 이후 다시 비만 비율 수치가 올라 60~69세(46%)에 정점을 찍었다.
여성의 다리 길이는 2004년 이후 20대 이상 전 연령대에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다리 길이는 바닥에서 샅(양쪽 넓적다리 사이의 부위)까지 길이로 측정한다.
키에서 다리 길이가 차지하는 비율을 살펴보면 20~24세 여성의 경우 2004년 0.452에서 2015년 0.460으로 올랐다.
이같은 현상은 40~49세(0.444→0.451), 50~59세(0.443→0.452) 등 성인 여성 전반에서 두드러졌다.
반면 남성의 다리 길이에는 최근 큰 변화가 없었다.
평균 키는 1979년 첫 조사를 시작한 이래 지난해까지 남성은 5~7.6㎝, 여성은 3.7~6.5㎝가량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0~34세(남 166.1㎝→173.7㎝, 여 153.7㎝→160.2㎝)에서 가장 큰 변화를 보였다.
국표원은 이같은 통계를 바탕으로 연령대별 보폭 길이, 관절 각도, 발 압력 등을 입체 형상으로 측정하는 사업을 올해부터 새롭게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보행자의 유형을 다양하게 측정해 범죄 수사를 지원할 방침이다. 최근 범죄 수사에서는 CCTV 등의 녹화 영상으로 개인 식별이 곤란한 경우 사람의 걸음걸이 등의 움직임을 분석해 동일인 여부를 판단하는 '법보행 수사기법'이 활용되고 있다.
아울러 국표원은 국립재활원과 함께 장애인 및 고령자의 동작 범위를 분석해 이들을 위한 제품 개발과 생활공간 설계 작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국표원은 "인체정보 관련 전문기관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산업계를 지원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청소년의 신체조건이 서구화하고 교육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가변형 책걸상' 제작을 위한 표준도 마련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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