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닦이·세차도 모바일쇼핑…'O2O' 경쟁 가열

입력 2016-03-14 09:44:05

정장 한벌 세탁 6천원, 트렌치코트 세탁 1만2천원, 구두닦이 6천원, 아이엄마를 위한 내부세차 4만원…

이처럼 다양하고 세부적인 생활서비스와 해당 가격표는 오프라인 가게 매장들에 걸려있는 게 아니라, 현재 온라인쇼핑사이트 11번가(www.11st.co.kr)의 상품 소개 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내용이다.

전자상거래업체들이 가격·배송 등에서 뚜렷한 차별화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최근에는 이른바 'O2O(Online to Offline·온라인-오프라인 연계)' 서비스를 새로운 집객(소비자를 끌어모음) 수단으로 주목하고 속속 관련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O2O는 스마트폰 등 온라인에서 상품이나 서비스를 주문하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해당 상품·서비스를 받는 형태의 온라인-오프라인 연계 서비스를 말한다. 국내 배달음식 주문 앱이나 미국 우버 콜택시 등이 대표적인데, 개별 업체가 제공하는 한정된 업종의 O2O 서비스 여럿을 전자상거래 업체가 묶어 중개하면서 일종의 'O2O 포털' 역할을 노리는 셈이다.

14일 전자상거래업계에 따르면 가장 발 빠르게 O2O 서비스를 준비하는 업체는 SK플래닛의 11번가이다.

11번가는 지난 6일 생활형 O2O 서비스를 한데 모아 11번가 모바일 앱 안에 '생활 플러스'라는 새 카테고리를 선보였다.

이 카테고리에서 제공되는 서비스 종류는 ▲ 출장 세차 ▲ 청소대행 ▲ 세탁 수거 ▲ 배달음식 ▲ 구두 수선 ▲ 맞춤 구두 ▲ 맞춤 셔츠 ▲ 가정 반찬 ▲ 인테리어 등 14가지로, 소비자는 휴대전화(스마트폰) 클릭 몇 번만으로 자신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원하는 시각과 장소에서 이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구두수선 메뉴에 들어가 구두닦이(6천원) 서비스를 선택하고 서비스받을 주소와 시각 등을 입력한 뒤 결제하면, 전문 업체는 출장 구두닦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이다.

'생활 플러스' 내 서비스를 살 때 고객은 상품 구매와 마찬가지로 11번가의 할인쿠폰, T멤버십 할인 등의 혜택을 같이 받을 수 있고, SK플래닛의 간편결제 시스템 '시렙 페이'도 사용할 수 있다.

아직 일부 서비스의 경우 서비스 가능 지역 등이 한정된 문제가 있으나, 생활형 020 서비스 분야에서 주목받는 중소 우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사업자들과 계속 제휴를 늘려 서비스 업종과 지역 등을 빠르게 넓혀나간다는 게 11번가의 전략이다.

11번가 관계자는 "11번가 사이트에 들어오면 상품뿐 아니라 서비스까지 소비자가 필요한 모든 일을 해결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갖추는 것이 목표"라며 "우선 O2O 서비스 카테고리로 '생활 플러스'를 내놨지만, 앞으로 O2O 서비스 포털로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오픈마켓 시장의 경쟁자 G마켓(www.gmarket.co.kr)도 이달 초 홈 클리닝(청소) 서비스 카테고리를 신설하고 전문청소업체 '대리주부'를 입점시켰다. 이에 따라 G마켓 이용자는 가전 클리닝, 침구 클리닝, 욕실 클리닝 등의 서비스를 모바일 등으로 구매해 이용할 수 있다. 가격은 하수구 냄새차단용 트랩설치, 비데 청소, 욕실 전체 클리닝 등 청소 유형에 따라 3만~8만원대까지 다양하다.

아울러 G마켓은 홈 클리닝 서비스 카테고리에서 매트리스·주방 후드·세탁기 등을 청소·소독해주는 '코웨이 서비스', '한샘홈케어 서비스' 등을 선보이며 O2O 관련 구색을 늘려가고 있다.

손형술 G마켓 생활주방팀장은 "앞으로 이사, 해충방역, 정리 컨설팅 등 집 관리 관련 모든 서비스를 쉽고 편리하게 G마켓에서 구매·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온라인쇼핑몰 롯데닷컴(www.lotte.com)도 지난달 렌털 서비스 관련 페이지를 리뉴얼(새 단장)했다.

이전까지 10개 미만이었던 참여 서비스업체 수를 두 배 이상인 26개까지 늘려 서비스 영역을 넓히고, '구매' 버튼을 '상담신청' 버튼으로 바꿔 좀 더 많은 소비자가 부담 없이 온라인·모바일을 통해 렌털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롯데닷컴은 상반기 안에 렌털 서비스 종류를 기존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등뿐 아니라 타이어, 안마의자, 이사·청소 서비스, 실버 케어(노인 돌봄) 등으로까지 늘릴 방침이다.

롯데닷컴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서비스 품목은 온라인쇼핑몰 상품 소개 페이지에 가격이 '10원'으로 기재되는 등 단순 홍보 목적으로 노출됐으나, 앞으로는 온라인쇼핑몰 안에서 세부 서비스에 대한 실제 가격이 표기되고 소비자가 클릭만으로 바로 상담·구매할 수 있는 방향으로 빠르게 바뀔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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