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안나, 정세용, 윤동희, 최선 '4人4色' 전시 11일부터
봉산문화회관 2층에는 유리로 둘러싸인 '유리상자'가 있다. 주로 설치작품이 전시되는 이곳은 4면이 유리라는 공간의 특수성으로 인해 파격과 열정, 그리고 톡톡 튀는 발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젊은 예술가의 실험성을 가까이서 느껴볼 수 있다.
봉산문화회관은 2007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10년째를 맞은 '유리상자-아트스타'를 통해 소개됐던 54명의 작가 중 4명을 선정해 전시 이후의 변화들을 보여주는 전시를 11일(금)부터 선보인다.
'GAP-광자(Photon)'반향(Echo)'이란 제목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광자와 관련해 김안나와 정세용 작가(1전시실), 반향과 관련해서는 윤동희 작가(2전시실), 3전시실엔 최선 작가를 초대해 소개한다.
설치와 영상 작업을 주로 하는 김안나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일상의 무비판적 소비 형태가 만들어낸 환경 문제를 주제로 다룬다. 버려진 포장재 스티로폼과 골판지 등으로 연출된 숲 속 풍경과 버려진 플라스틱 생수병을 연결해 만든 '모두를 위한 물' 폭포는 생명에 대한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김안나의 시선이 날카롭게 외부로 향한다면 정세용 작가의 작업은 서정적이다. 조각 작업을 하는 정 작가는 우리들의 오래된 기억을 담고 있는 시계 오브제와 우주선의 날개를 연상시키며 빛을 뿜어내는 5m 크기의 가로형 철재 조형 덩어리를 설치했다.
윤동희 작가는 시대의 변화와 관계한 사회적 현상에 주목한다. 자신의 가족 이야기에서 출발해 그와 연관된 정치, 사회 문제를 다루던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사회 속 예술가의 역할과 위치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업을 선보인다.
최선 작가는 3층 전시실을 메아리의 현장으로 만들었다. 울려 퍼져가던 소리가 산이나 절벽에 부딪혀 되울려 오는 메아리는 부서져 산산조각이 난 현실의 고통으로, 단순히 허구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전시실 벽면을 채운 보라색 그림 '멍든 침'에서 툭툭 화면 위로 던져진 큰 점들은 거센 비바람을 맞은 듯 화면 하단을 향해 사선으로 가파르게 흘러내리고 있다. 신비스러운 느낌을 주는 보라색 그림에는 폭력의 의미가 내재돼 있다. 이처럼 최 작가의 작품에는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구축과 비구축 영역을 교묘하게 교란시키는 반전이 숨어 있다.
정종구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를 통해 다르게, 낯설게, 멈춰 돌이켜보고, 다시 생각해 '차이'와 '다름'의 태도를 받아들이고 토론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전시에는 작가와 함께하는 워크숍도 열린다. 최선 작가 11일 오후 4시, 정세용 작가 12일(토) 오전 11시, 김안나 작가 19일(토) 오전 11시, 윤동희 작가와는 26일(토) 오후 3시에 있다. 전시는 26일(토)까지. 053)661-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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