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구 영산홍 300그루 미성장…도시철 "전체 비하면 일부분"
대구도시철도 3호선 교각 아래 심은 조경수 중 상당수가 말라죽어 부실 시공 및 관리 논란이 일고 있다. 회양목 등 키 작은 조경수는 1년 만에 절반 가까이 고사(枯死)했고, 제대로 자라지 않거나 잘려 나간 조경수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이달 26일 중구 남산동 3호선 명덕역 인근의 궤도빔 아래 중앙분리대. 폭 2m 안팎의 화단에는 군데군데 빈 공간이 눈에 띄었다. 개통 당시 조경을 위해 심었던 회양목이 말라 죽은 공간이다. 이곳 교각 사이 30m 구간에 식재된 회양목은 60% 이상이 고사한 상태였다.
명덕역~남산역 사이 구간도 상황은 마찬가지. 교각 10여 개에 덩굴식물의 성장을 돕는 철망이 설치돼 있었지만 줄기를 뻗은 덩굴식물은 거의 없었다. 북구청역과 원대역 사이 중앙분리대와 서구제일사회복지관 인근 도로에는 잘려나간 반송(둥근 소나무)의 썩은 밑동만 남아 있었다.
3호선이 통과하는 각 구에 따르면 교각 아래 심은 조경수 중 상당수가 교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북구의 경우 반송 310그루 가운데 10%(31그루)가 고사했고, 목백합은 129그루 중 26%인 33그루가 말라 죽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새로 심은 가로수나 조경수의 고사 비율인 5~10%보다 3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나무도 태반이다. 남구의 경우 전체 회양목 1만4천 그루 가운데 절반에 이르는 7천 그루가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 수성구의 경우 두산오거리 인근에 심은 영산홍 700그루 중 300그루가 성장이 지연됐다. 중구는 38개 교각 아래 심은 덩굴식물의 교체가 시급한 상황이다. 각 구청은 도시철도건설본부와 해당 건설사 측에 하자보수를 요청했다.
이를 두고 조경수가 애초에 부실 식재됐거나 사후 관리가 소홀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다른 도로의 중앙분리대 화단에 비해 유독 3호선 교각 아래 화단의 고사나 성장 지연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각 구청은 화단이 도로 중앙에 있어 관리가 어렵고, 주변이 아스팔트 도로여서 식물에 적절한 수분이 공급되지 않는 환경이 원인이라는 입장이다. 대구시내 한 구청 관계자는 "물주기나 가지치기 등 화단 관리를 하려면 1, 2개 차로를 막고 진행해야 하지만 교통 혼잡을 일으킬 수 있어 피하게 된다"면서 "일부 화단의 경우 자갈이나 모래 등의 비율이 높아 수목이 잘 자라지 못하는 환경으로 조성돼 있는 것도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 관계자는 "지난해 가뭄으로 나무와 화초가 제대로 뿌리 내리지 못했다"면서 "죽은 수목은 전체 수목 숫자에 비하면 일부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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