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수산업의 화려한 변신] (1)'돈 되는' 경북 수산업

입력 2016-02-18 22:30:02

문경∼예천∼상주 소백산 '황태벨트'…청도 참치·영천 김 내륙은 수산물 가공

경북도가 글로벌 수출시장 개척과 내륙 지역 수산물 수출가공산업 지원 등
경북도가 글로벌 수출시장 개척과 내륙 지역 수산물 수출가공산업 지원 등 '돈 되는' 수산업 육성에 팔을 걷어붙였다. 경북의 새로운 수산물 수출가공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소백산 황태 덕장. 연합뉴스

#보통 황태 하면 추운 강원도를 떠올리지만 이젠 옛말이 됐다. 경상북도 소백산 자락 해발 750m에선 요즘 황태를 거둬들이는 작업이 한창이다. 겨울철 아침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일교차가 커져 황태를 말리기 좋다. 지난 2011년 5천여㎡였던 소백산 황태 덕장은 현재 3만3천여㎡까지 늘어났다. 강원도 황태 못지않은 품질을 자랑하며, 부산항으로 수출입되다 보니 강원도보다 운송거리가 짧아 물류비용 절감 효과까지 거두고 있다. 이에 따라 문경과 예천, 상주 등 소백산 자락을 낀 경북 3개 시'군은 새로운 황태 벨트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해엔 문경 오미자김이 중국 첫 수출길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농업회사법인 문경미소가 지역 특산물인 오미자와 남해안 김 원료를 가공해 개발했다. 오미자의 짠맛을 살려 일반 조미김에 비해 나트륨 함량을 30% 이상 줄인 게 특징이다. 상주 함창읍과 영천 북안면 또한 조미김 가공'생산으로 새로운 소득원을 창출하고 있다. 상주 ㈜한미래식품은 미국, 중국 등 3천여 할인점에 조미김을 수출해 연간 160억원의 매출액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엔 브라질 파라나주(州) 자치단체장 등 6명이 상주시를 방문해 한미래식품의 조미김을 수입했다.

경북 수산업이 환골탈태하고 있다. FTA 체결로 인한 시장 개방, 자원 감소, 어촌 노령화 등 절체절명의 대내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고품질 수산물 생산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더 이상 살아남을 수 없는 것이다.

이에 경북도는 지난해 '수산업 발전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2020년까지 1천120억원을 투입해 경북 수산업의 화려한 변신을 꾀하기로 했다.

5개년 계획의 핵심은 '수산식품 고부가가치화'다. 수산업 수출 규모를 2020년까지 1억달러로 끌어올리고 붉은대게거점단지, 과메기산업화단지, 로하스거점단지 등 경북 동해안을 중심으로 수출거점단지를 조성하며, 가공시설을 현대화한다.

또 양식 특화단지를 개발하고 특화 품종을 집중 육성하는 등 이른바 '신양식 산업 연구개발(R&D) 선진화'를 통해 한'중 FTA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 이와 함께 연근해 어업 구조를 혁신하고, 어촌자원을 활용한 관광산업을 활성화해 경북 수산업의 블루오션을 개척한다. 앞으로 5회에 걸쳐 환골탈태하고 있는 경북 수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본다.

◆글로벌 수출시장 개척

경북의 수산물 수출액은 전체 농'수'축산물의 21% 수준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3년 7천100만달러에서 2014년 7천600만달러, 2015년 7천800만달러를 달성했으며, 올해는 8천만달러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참치 수출 실적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3년 1천800만달러에서 2014년 2천200만달러, 2015년 2천700만달러로 증가했다. 다만 일본 엔저 영향으로 게살 수출 실적이 지난해 대비 81%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경북도는 글로벌 수출시장 확대를 목표로 도내 수산물 수출업체를 대상으로 기업 운영 실태 전수조사를 계획하고 있다. 동종 업종 간 수출 협업체계 구축을 위해 수산물 수출 업무 전반을 총괄할 수 있는 수산물 수출 컨트롤타워를 구축한다. 또 일본 위주 수출에서 중국, 유럽, 미주시장 공략에 나선다. 돈 되는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이달 포항에선 중앙부처, 지방자치단체, 수산업체'단체가 모여 수산물 수출 지원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수산식품 수출가공산업 지원

경북도는 특히 수산물의 고부가가치 창출과 FTA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내륙 수출산업 육성 및 인프라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수산물 가공산업은 주로 주요 생산지이면서 원료 공급이 상대적으로 원활한 연안 시'군을 중심으로 이뤄져 왔다. 하지만 경북도는 지난해 한'중 FTA 체결로 규모가 커진 수산물 수출시장 개척과 경북 북부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내륙수산물 가공업체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앞으로 연안 시'군에 있는 가공업체뿐 아니라 황태, 참치, 조미김, 간고등어 등 내륙 지역 수산물 가공업체의 지원책을 마련한다. 경북 전역을 수산물 가공단지로 조성해 농촌의 신소득원을 창출하고,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한다. 경북도는 청도-참치, 문경-오미자김, 상주'영천-조미김, 문경'예천'상주-황태 등으로 내륙 수산물 가공산업을 육성할 방침이다.

◆수산물 소비 촉진 운동 확대

경북도는 수출 지원과 함께 국내 수산물 소비 촉진 운동을 병행한다. 도는 국내 소비 촉진과 해외 수출 확대를 위해 매년 서울수산식품전시회와 부산 벡스코 수산박람회에 참가하고 있다. 8개 업체가 3일간 과메기, 대게쌈장, 조미김, 오징어, 게살, 게 맛장소스 등 다양한 수산물을 전시하고 있다.

경북도는 특히 해양수산부가 올해 도입한 '어식백세'(魚食100세) 국민건강 캠페인과 연계해 경북 지역 수산물 홍보에 역량을 집중한다. 어식백세는 '어식과 함께 적절한 식사 조절과 운동으로 100세까지 건강을 유지하자'는 캠페인이다. 육식(肉食)동물인 호랑이'사자의 수명이 최고 15년인 데 반해 어식을 하는 학'두루미는 90여 년, 흰수염고래는 150여 년, 바다거북은 250여 년까지 살고, 장수하는 사람의 공통점 또한 과채류와 함께 수산물을 많이 섭취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경북도는 수도권 및 대도시를 타깃으로 포항 과메기 등 지역의 우수한 수산물을 홍보하고, 검은 돌장어 등 영일만 특산물 관광상품을 개발해 과메기와 함께 동해안 대표 음식으로 육성한다. 또 신동해안 해양수산 한마당 행사 등 연안 시'군에서 열리는 지역특화 수산물 소비 촉진 행사 등을 통해 바다 음식, 수산식품 등에 대한 공동 마케팅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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