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시내버스 개편 6개월…여전한 대중교통 민원

입력 2016-02-16 00:01:00

도심 접근 어려워, 승객 급감…도시철 이용 불편, 환승 줄어

대구 시내버스 노선 개편의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 개편 후 지난 6개월 동안 버스 이용자는 크게 줄고 도시철도와의 환승률도 떨어졌기 때문이다. 기존 노선이 폐지되면서 도심 접근성이 떨어지는 등 시민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고, 승객이 몰리는 노선은 혼잡이 심해 배차간격을 더 줄여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발길 끊기거나 혼잡해 불편

12일 오전 8시 30분쯤 동대구역 건너편 버스승강장. 막 도착한 814번 버스가 승객을 태우지 못하고 그냥 지나쳤다. 이 버스를 타려고 도로로 나온 10여 명은 발길을 돌렸다. 10분 뒤 다음 814번 버스에 올라 운전석 위쪽 단말기를 통해 확인한 결과 배차간격도 뒤죽박죽이었다. 직접 탄 버스 앞 2분 거리에, 뒤로는 13분 거리에 각각 같은 노선의 버스가 있었다.

518번 버스도 복잡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성서산업단지와 반월당, 경산 하양을 오가는 이 버스는 통학생 등 이용자가 많지만 배차간격은 13~15분으로 긴 편이다. 비슷한 구간을 운행하는 818번의 배차간격은 8, 9분이었다. 경산 하양에 사는 김모(46) 씨는 "대학생들이 많이 타 아침 시간에는 항상 버스가 복잡하다. 하양에서 안심역까지 구간이 특히 붐비기 때문에 배차간격을 더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기존 노선이 폐지돼 도심 접근이 어려워진 주민들도 불편을 호소했다. 도시철도 2호선 반고개역과 신남역 사이 아파트 주민들은 지난해 305번이 폐지되면서 도심으로 진입하는 버스가 사라졌다. 405번으로 대체됐지만 개편 과정에서 도시철도와 겹치는 두류역과 반월당역 사이 구간이 빠진 것이다. 달서구 용산동의 주민들은 202(-1)번 버스가 폐지되면서 서부정류장으로 한번에 가는 길이 끊겼다. 급행5'6'7'8번 등은 추가 정차나 노선 변경 및 연장, 배차간격 단축 등을 요구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초라한 6개월 성적표

시의 노선 개편 결과로 이용자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버스 이용자 수는 모두 1억2천597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이전 해 같은 기간 1억4천180만 명보다 11.2%나 줄어든 수치다. 월별로 보면 올해 1월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2%나 감소해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지난해 4월 도시철도 3호선이 개통하면서 버스 이용자가 도시철도로 옮겨간 것을 감안하더라도 노선 개편의 효과는 미미했다. 지난해 8월부터 6개월간 버스와 도시철도를 합친 이용자 수는 2억600만 명으로, 개편 이전 같은 기간 2억811만 명보다 1%가 줄어든 것이다.

환승률도 내리막길을 걸었다. 도시철도 수송인원 대비 버스와 도시철도 간의 환승률은 2014년 8월~지난해 1월 사이 20.6%이던 것이 지난해 8월~올해 1월 사이 18.1%로 떨어졌다. 월별로 보면 통학 이용자가 감소하는 8'12'1월 모두 17%대로 낮았다. 이는 버스와 도시철도의 연계성 강화라는 노선 개편 취지와는 멀어진 결과다.

대구시는 일부 노선을 변경'연장함으로써 개편 이후 대체수단 미흡으로 인한 불편을 줄이고, 운행 대수를 조정해 혼잡한 노선의 배차간격을 좁힌다는 방침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지난해 메르스 사태와 기름값 하락 등 외부 요인 탓에 전반적으로 대중교통 이용이 줄어든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며 "노선 재조정을 통해 부분적으로 불편을 해소하고 바뀐 노선에 익숙해지면 점차 이용자가 늘고 환승률이 올라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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