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문화거리 "사연이 얼쑤∼" 3인조 국악밴드

입력 2016-02-11 00:01:00

대구서 무대활동 '나릿'

3인조 국악밴드
3인조 국악밴드 '나릿'. 왼쪽부터 피리 서민기, 판소리 김수경, 해금 남영주.

대구를 무대로 활동하는 3인조 국악밴드 '나릿'은 말 그대로 혜성처럼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말 '대구광역시 문화상 시상식', '2016년 매일신문 신년교례회', '2016년 대구여성 협의회 신년교례회' '달구벌 대종 타종식'등 각종 문화행사와 공연에 단골 축하 공연단으로 출연하는가 하면, 상화고택, 진골목, 청라언덕 등 대구 근대거리를 무대로, 그 장소들이 간직하고 있는 사연을 국악으로 노래한다.

낯선 이름 '나릿'은 우리나라 국악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무속음악'에 나타나는 '나리소서'라는 음과 '우리 전통 음악의 뿌리를 내리소서'라는 뜻을 담아 만든 명칭이다. 경북대 국악과 선후배들인 김수경(대표), 남영주(해금), 서민기(피리'태평소'생황) 씨 등 3명이 '대구의 이야기와 역사가 담긴 근대골목을 주제로 그 장소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노래'하기 위해 만든 음악 밴드다.

세 사람은 2013년 국악으로 대구의 노래를 부르자며 의기투합해 활동을 시작했고, 2014년 여름부터 '나릿'이라는 이름으로 '대구근대골목'을 노래하고 있다. 지금까지 청라언덕, 상화고택, 서상돈 고택, 약령시, 3'1만세길 등을 배경으로 12개 곡을 만들었고, 올해 안에 종로와 진골목을 배경으로 7개 곡을 더 만들 계획이다.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에 선율을 붙여 작곡한 '봄의 염원'은 듣는 이로 하여금 눈시울을 붉히게 한다. 영남 부호 장길상의 아들 장병천과 평양 기생 강명화의 사랑을 주제로 작곡한 '비련의 곡'은 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사랑을 노래한다. 박태준의 '동무생각'을 '나릿'의 느낌으로 재해석한 '동무'는 백합처럼 순수한 사랑을 그려내고 있다.

우리나라 거리, 특히 옛 향취가 남아 있는 근대거리라면 우리 음악과 우리 이야기가 들리는 것이 당연해 보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다양한 문화예술행사에서도 국악은 좀처럼 공연되지 않는다. 국악이라면 왠지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예술로서 설 자리가 좁아지다 보니 대학에서 국악을 전공한 수많은 음악인들이 국악을 포기하고 마는 것이 현실이다. 차가운 현실 속에서도 국악밴드로 '시장개척'에 뛰어든 것은 '국악은 결코 멀지 않다. 일단 들어보면 국악을 사랑하게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릿'의 김수경 대표는 "국악은 다른 음악장르보다 우리의 정서를 더 잘 간직하고 있다. 외국인에게는 한국 고유의 정서를 전하는 매력적인 장르다. 게다가 우리나라 사람들의 이야기, 우리 지역의 이야기를 알리기에 국악만큼 적합한 장르는 없다"고 말한다. 국악을 계승함과 동시에 현대에 맞는 선율과 이야기로 발전시킴으로써 국악의 영역을 더욱 넓힐 수 있고, 그에 따라 예술적으로, 또 경제적으로 국악과 국악인들이 현대 한국사회에 더욱 튼튼하게 뿌리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