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시군의회 의장협의회가 최근 이칠구 포항시의회 의장과 권영길 경주시의회 의장을 제명했다. 제명한 대외적 이유는 2014년 7월 제7대 지방의회 임기 시작 이후 열린 17차례 회의에 처음 한 번만 참석했다는 것이다. 협의회는 또 "제명에 따른 큰 의미는 없고 회칙에도 관련 내용이 없으나 상징적 차원에서 제명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런데 사정을 살펴보면 이런 조치와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지고 석연치 않다. 먼저 회칙에도 없는 제명이란 결정을 내린 배경이다. 협의회는 경북의 23개 시'군의회 의장으로 구성된 모임이다. 따라서 회칙에 따라 의사 결정이 이뤄지는 게 정상이다. 그런데도 협의회는 회원에게 규정에 없는 불이익을 주었다. 회의 불참이 이유라면 규정에 따라 책임을 물으면 된다. 두 의장 제명 결정에 다른 까닭이 있다고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아울러 규정을 준수해야 할 협의회가 규정을 무시하는 비민주성과 자의성을 드러냈다.
또한 전국 시'군'자치구의회 의장협의회가 의정 활동에 모범인 의원에게 주는 의정봉사상도 얽힌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경북협의회 심의없이 전국협의회가 수상을 결정했다며 논란이 됐고, 이 의장이 수상에 일정한 역할을 했다는 소문도 나돌았다고 한다. 과거 협의회 의장 선출 과정에서 빚어진 현 회장과 두 의장 간 갈등의 앙금에 따른 보복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다. 진상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드러난 결과는 실망스럽고 낯부끄럽다. 감정싸움에 따른 경북협의회의 추태로 비쳐지기에 충분하다.
지금 협의회는 한가롭게 내홍으로 보낼 시간이 없다. 특히 경북 신도청 이전에 따른 여러 문제가 빚어지는 때다. 협의회는 경북 23개 시'군 주민을 대신하는 의회 의장들 모임이다. 각 지역 주민대표인 셈이다. 모두가 현안을 협의하고 풀어야 할 책무가 있다. 시'군 경계를 넘는 협조와 화합으로 지역 발전에 앞장서야 할 지도자다. 협의회 존재 목적은 이를 위해 머리를 맞대 지혜를 모으려 함이다. 내부 갈등으로 비치는 협의회의 작태는 본분을 망각한 것이다. 협의회 조직 취지에 맞게 본연의 일로 돌아감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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