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량 섞은 재생 솔벤트, 운전자 눈치 못채

입력 2016-02-05 00:01:00

대구 등 주유소 4곳 18억원대 유통…기름값 10∼20원 싸거나 시중가로

경북경찰청 광역수사대는 4일 가짜 휘발유 약 128만ℓ를 제조'판매한 혐의로 제조책 A(35) 씨를 구속하고, B(40) 씨 등 주유소 업주 3명, 가짜 휘발유 원료 공급업자 4명에 대해서는 가짜 휘발유를 유통시킨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의 검거는 지난해 10월 중순, 경북경찰청 광역수사대에 들어온 한 통의 제보가 단초가 됐다. 경산 진량읍에 있는 빈 공장에 밤마다 유조차가 드나든다는 것.

경찰은 잠복에 들어갔다. 약 20일 만에 이곳에서 가짜 휘발유를 만들고 있음을 알게 됐다. 이후 경찰은 추적에 들어갔다.

그 결과, 가짜 휘발유가 일반 주유소 3곳에 버젓이 납품되고 있었다. 경찰은 한국석유관리원 대구경북본부의 도움을 받아 해당 주유소의 유류 시료를 채취했다. 결과는 가짜 휘발유로 나왔다.

휘발유 가격이 ℓ당 1천400원대였던 지난해 9월, 제조책 A씨는 휘발유에 ℓ당 900원에 사온 재생 솔벤트를 혼합하는 방법으로 18억원어치의 가짜 휘발유를 만들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가짜 휘발유는 2개월간 대구시내 주유소 3곳과 경남 김해의 주유소 1곳에서 약 3만5천 명에게 판매됐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시중 가격과 같거나 ℓ당 10~20원 싼 가격에 가짜 휘발유를 파는 방법으로 약 8천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황규섭 한국석유관리원 대구경북본부 검사2팀장은 "용재를 많이 넣은 가짜 휘발유는 차량에 노킹현상을 유발해 일반인도 쉽게 눈치 챌 수 있지만, 이번에 적발된 이들은 용재를 소량으로 섞어 운전자들이 아무런 의심도 하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가짜 휘발유를 장기간 사용하면 엔진마모를 유발해 차량 수명을 떨어뜨리고 주행 중 시동이 꺼지는 등 위험한 상황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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