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통신] 갑자기 부는 채식 바람

입력 2016-01-29 00:01:00

정부세종청사가 가축 문제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구제역이 재발하자 농림축산식품부는 24시간 비상근무에 돌입했으며, 육류 가격이 올라가자 세밑 물가를 담당하는 부처들은 수급 대책에 부산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육류의 원산지를 속여 파는 업소의 단속 강화에 나서는 한편, 음식점을 구속하는 '식품위생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음식점에서 직접 섭취하거나 포장해 가져가는 조리 음식을 관리하는 '식품조리법'이란 옥상옥 제도를 입법화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철새 철을 맞아 조류인플루엔자 등 해외 조류가 옮기는 질병 전염에 국내 가금류가 오염되지 않을지 관련 부처의 경계 태세는 계속되고 있다.

급기야 일부 공무원 사이에선 육류 소비를 줄여야 한다는 푸념까지 나온다. '힘들어서겠거니' 생각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틀린 말도 아니다.

육식 위주의 식생활은 콜레스테롤, 동물성 단백질, 그리고 포화지방을 흡수하고 이는 혈액 속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게 되는데 결국 심장병과 뇌혈관질환을 유발시키는 원인이 된다.

산림청 관계자에 따르면 소고기 1파운드를 얻기 위해선 16배나 많은 식물을 사용해야 한다. 지난 한 해 동안 미국에서만 세계 인구보다 많은 70억 마리를 도살했는데, 오늘 당장 가축 도살을 금지한다면 내년 이맘때쯤 지구 상엔 우리나라 국토 7배 규모의 숲이 생긴다.

환경부는 물 부족 국가에선 육류 위주의 소비가 위험하다는 경고를 보냈다. 소고기 1파운드를 생산하려면 연평균 1만ℓ의 물이 소용되는 반면 밀의 경우 10ℓ가 채 사용되지 않는다.

가축을 기르지 않는다면 지구 상의 식수는 아무것도 하지 않음에도 갑자기 1천 배나 불어나게 된다.

이 밖에도 육류 소비에 대한 비판은 끝이 없다. "전 세계의 가축들은 대기 중에 있는 총 메탄가스의 5분의 1을 분출하고 있다" "세계인 배설물의 20배에 달하는 가축의 배설물을 정화시키기는 사실상 불가능해, 강이나 하천으로 흘려보낼 수밖에 없다" "목축업에 의한 공해가 산업공해보다 두 배 더 심각하다" "육류는 식물성에서 직접 얻을 수 없는 필수영양소를 갖고 있지 않다. 따라서 곡류를 가축들에게 계속 먹일 경우 우리는 90%의 단백질과 96%의 칼로리, 그리고 탄수화물과 섬유질의 영양분을 모두 잃고 만다" 등이다.

평소 피동적으로 보이던 공무원이지만 스스로의 고민을 풀어낼 때면 엄청난 자료가 쏟아진다는 것을 알게 됐다. 오랜만에 필자의 공부량도 덩달아 급증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