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최악의 추위·눈보라…폭설로 최소 39시간 운행 중단
"오늘은 설마 운항이 되겠지?" "어떻게? 눈바람이 너무 거세, 항공기 운항이 안 된데…."
제주에 7년 만에 몰아친 한파는 매서웠다. 한 치의 물러섬이나 동정심도 없이 제주공항을 가둬놨다. 제주공항에는 24일 순간 초속 15m 내외의 강풍을 타고 거센 눈보라가 휘몰아쳤다.
항공기 510여 편 전편은 이륙을 준비해 보지도 못하고 운항 계획을 취소했다. 23일부터 밤을 지새우며 항공기 운항이 재개되기를 바랐던 체류객들은 '전편 결항' 소식을 접하자 절망적인 표정을 지었다. 25일 오전 9시까지 활주로 운항 중단된다. 폭설로 인한 제주공항 활주로 운영 중단이 39시간이나 이어지는 셈이다.
이날 운항 재개에 대한 기대감으로 제주공항 체류객 수는 1천여 명에서 점차 늘어나 3천500여 명으로 3배 이상 불어나기도 했으나 기약 없는 기다림을 또 해야 하는 상황과 마주했다. 이날로 주말이 끝나 당장 25일부터 회사로 출근해야 하는 직장인들의 마음은 타들어갔다. 전모(41'여) 씨는 "출근을 해야 하는 남편이 회사에 이런 사실을 알렸지만 마음이 편하지 않은 상태"라며 "오늘 대기표라도 나올까 해서 항공사 항공권 발권 데스크 앞에서 꼬박 밤을 지새웠는데, 이렇게 되니 허탈하면서도 화가 난다"고 말했다. 고모(32) 씨는 월요일에도 회사 출근을 못하게 될 것 같아 안절부절못했다. 항공사의 대기표도 아직 못 받았기 때문이다. 고 씨는 "중요한 업무를 앞두고 잠시 짬을 내 제주에 왔다가 큰 낭패를 보게 됐다"며 "배편이라도 제발 뜨길 바랐는데 해상에도 풍랑경보라니 섬에 갇힌 것 같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외국인들의 처지도 힘들게 됐다. 중국 항저우에서 제주에 관광을 온 중국인 리모(20'여) 씨는 "어제도 공항에서 잤고 오늘도 공항에서 잘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유는 갈 곳이 없고 숙박비를 낼 돈도 거의 떨어졌기 때문이다. 리 씨는 "화가 나고 불편하지만 항공편 운항이 재개될 것이라 믿고 공항에서 계속 기다리겠다"고 힘없이 말했다.
23일 결항사태로 체류객 2만여 명이 발생한 데 이어 이날 출발 편 235편이 제주공항에서 이륙하지 못해 최소 4만여 명이 추가로 발이 묶였다. 25일 오전 9시까지도 60여 편이 더 결항해 사흘간 총 체류객은 6만 명이 훌쩍 넘는다. 한국공항공사는 비상대책본부를 지속 유지하며 신속히 항공편 운항이 정상화가 될 수 있도록 제설작업을 하고 있다. 제설작업에는 제설차 8대와 인원 200여 명이 동원됐다. 활주로가 정상화되는 즉시 항공편 운항이 개시될 수 있도록 각종 시설물을 점검하고 항공사와 임시 편 증편 등의 긴급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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