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의 멸치, 제국의 멸치/ 김수희 지음/ 아카넷 펴냄
멸치는 우리 밥상의 대표적 바닷물고기다. 그러나 조선시대까지 멸치는 소규모로 소비되는 '작은 물고기'에 지나지 않았다. 학질을 일으키는 물고기로 터부시되기도 했다. 그러나 멸치를 비료(魚肥)로 쓰는 일본인들이 조선의 멸치 어장에 어업 근거지를 건설하면서 가장 잘 팔리는 물고기로 부상했다.
이 책 '근대의 멸치, 제국의 멸치'는 한국 어업사의 전개 과정에서 멸치가 주요 어종으로 자리매김하는 과정에 숨은 이야기, 아픈 역사를 살펴본다.
멸치는 잡은 뒤 뭍에서 건조 후 유통했기 때문에 연안에 공간을 필요로 한다. 초창기 일본 어민들은 남해안을 비롯해 인근의 도서 지역에 어업 근거지를 조성하는 방식으로 조선 어장에 진출했다. 진해만 부근, 거제도 구조라 등에 먼저 어업 근거지가 건설되었으며 일본 어민들이 하나둘 이곳에 정착했다. 이후 일본 어민들은 강원도와 제주도까지 진출했다.
이 책은 일본 어민들이 조선 어장에 진출하면서 조선인들이 겪게 되는 수난과 조선 멸치 어민들의 낮은 처우 등을 생생하게 소개한다.
책은 조선 어장이 식민지적 어업 구조로 재편되는 과정을 비롯해 일본의 어업 자원 공급지, 군사적 목적을 띤 배후지, 군수 자원의 공급처 등으로 전락해 가는 과정과, 그 중심에 있었던 멸치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236쪽, 1만2천4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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