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 '틱' 장애 발생 밝힌 한국뇌연구원 케빈 멕케인 박사

입력 2016-01-22 00:01:00

'틱'은 특별한 이유도 없이 자신도 모르게 반복적인 동작(근육 틱)을 하거나, 이상한 소리를 내는(음성 틱) 현상을 말한다. 보통 15%가량의 아동이 일시적인 틱 장애를 경험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현상이 1년 이상 지속되면 '뚜렛증후군'으로 진행된다. 뚜렛증후군 환자들에게서는 ADHD, 강박증, 불안장애 발생률이 높게 나타난다고 한다.

한국뇌연구원(원장 김경진)이 이런 음성 틱 장애의 발병 메커니즘을 처음으로 규명했다.

한국뇌연구원은 21일 뇌질환연구부 케빈 멕케언(Kevin McCairn) 박사가 국제 연구기관들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중격의지핵'을 중심으로 한 '대뇌 변연계'(limbic system)의 이상이 음성 틱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규명했다"며 "이 연구 결과는 20일 신경과학 분야 세계적 명성의 국제학술지 뉴런(Neuron) 온라인판에 실렸다"고 밝혔다.

중격의지핵은 뇌에서 도파민을 분비해 기분과 감정을 조절하는 부분이며, 대뇌 변연계는 기억과 감정 기능을 수행하는 뇌의 영역이다.

이번 연구는 한국뇌연구원과 일본국립연구개발법인 방사선의학종합연구소(NIRS), 교토대 영장류연구소, 일본국립연구개발법인 이화학연구소(RIKEN) 등 국제 연구기관들이 공동으로 수행했으며, 멕케인 박사가 책임저자를 맡았다.

연구팀은 인간과 가장 유사한 영장류인 원숭이 틱 모델을 이용, 음성 틱에 관여하는 특정 신경망을 밝혀냈다. 이 뇌영역들에서 발생한 '국소장 전위'(LFP: 뇌를 이루는 뉴런들이 주고받는 전기화학적 신호)를 분석, 음성 틱 현상을 신경생리학적으로 규명한 것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음성 틱 치료를 위한 외과적 시술법 개발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파킨슨 환자 치료에 '뇌심부자극술'(뇌의 특정부위에 전기적 자극을 보내는 의료장치를 뇌 안에 이식하는 치료법)처럼 음성 틱으로 고생하는 뚜렛 환자의 뇌에 전극을 심어 전기적 자극으로 틱의 충동을 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뇌신경네트워크 변화를 잘 이해함으로써 뚜렛 장애나 간질, 파킨슨병 같은 운동성 뇌질환의 진단'치료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등 틱 장애 치료의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멕케언 박사는 "앞으로는 틱 모델 원숭이에 뇌심부자극술을 시행해 약물치료 등 일반적인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뚜렛 증후군 환자들의 치료법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진 원장은 "뇌연구원이 2014년 10월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에 청사를 개청한 지 1년여 만에 거둔 글로벌 연구성과"라며 "한국뇌연구원은 국가 유일의 뇌연구 전문 국책기관으로서 국내외 글로벌 협력 연구에 더욱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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