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시장 '중동 붐' 다시 열리나…국제사회 경제·금융제재 해제

가스매장 1위·원유매장량 4위國…평판 좋은 국내 건설 진출 유리

국제사회의 대이란 경제'금융 제재가 17일 해제됨에 따라 정유'건설 등 국내 산업계가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매일신문 DB

'이란 경제제재 해제, 한국 경제 청신호 될까?'

국제사회의 대(對)이란 경제'금융제재가 17일 해제됨에 따라 국내 산업계에서도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꼭꼭 숨었던 이란 본토가 열리면 이란산 원유 수출과 플랜트 산업 등 대규모 수주 시장이 개방된다는 점에서 건설'정유사들이 반색하고 있다.

◆건설'정유업계 기대

건설업계는 플랜트 등 이란의 대규모 수주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

이란은 가스'석유자원 부국으로 2000년대 중반까지 가스 및 정유 플랜트 발주가 활발했다. 그러나 이란의 핵무기 개발로 촉발된 국제사회의 경제제재 이후 발주가 중단됐다. 2010년 한국이 대이란 경제제재에 동참하기 전까지 이란은 해외건설 수주액으로 전체 나라 중 6위, 중동 국가 중 5위를 차지하는 '효자 국가'였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대림산업과 현대건설 등은 역대 이란에서만 총 120만달러 규모의 공사를 수행했다.

건설업계는 이번 핵협상 타결로 경제제재가 풀리면 가스'정유 플랜트 공사가 쏟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란은 앞으로 1천300억∼1천450억달러를 투자해 원유 시설 등을 교체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란은 가스매장량 세계 1위, 원유 매장량이 4위인 나라지만 오랜 경제제재로 기반시설이 상당히 낙후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우리 건설사는 이란에서 평판이 좋았고 기술력도 높기 때문에 수주 경쟁력이 있다"며 "이번 핵협상 타결이 우리 건설사들이 이란 시장에 다시 진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전 세계 원유 매장량 4위인 이란에 대한 제재가 풀리면서 이란의 원유 수출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제재 전 하루 370만 배럴을 생산했던 이란은 현재 280만 배럴을 생산하고 있다. 이란은 앞서 제재가 해제되는 즉시 하루 50만 배럴, 이후 짧은 시일 안에 50만 배럴을 더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이란 제재가 해제될 것으로 시장에서 충분히 예상하고 있어 이전부터 상황을 주시해왔다. 공급선이 다변화한다는 점에서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다'하늘길도 열린다.

한국과 이란 양국 간 교역이 충분히 활성화되면 항공 직항노선도 개설될 수 있다.

양국은 1998년 항공협정을 체결해 주 4회 비행기를 띄울 수 있도록 설정된 운수권이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이란 제재 이전에는 이란항공이 정기노선을 운항했었다.

현재 운수권이 항공사에 배분돼 있지는 않지만 항공사가 취항을 원한다면 올해 초 정기배분 시 국토교통부에 신청할 수 있고, 그전에라도 부정기 운항은 가능하다.

국내 항공사들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여객기를 띄울 만큼 수요가 확보되는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업계 역시 이란 제재 해제로 물동량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장기간 불황을 겪고 있는 글로벌 대형 선사들은 아시아에서 중동으로 가는 물동량에서 이란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컸던 만큼 이란 제재 해소가 긍정적 신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본부 김경민 과장은 "기업들은 대이란 해제에 대한 정부의 정책동향을 세밀하게 주시하면서 이란 시장 공략을 위한 준비를 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