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 없는 스위스 세계 시장 40% 점유
덴마크·벨기에 의약·의료기 산업 세계적
글로벌 틈새시장 중간재 산업 투자해야
의·약대 정원 늘려 인재 공급 화수분으로
산업화 과정을 겪으면서 우리나라는 비료·화공, 기계·조선, 전자·ICT 산업을 성장 동력으로 삼아왔다. 이는 20년 전 대학 입시 성적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우리나라 대학 입시 성적은 1960년대 화학공학과, 1970년대 기계·조선과, 1980년대는 전산과, 1990년대 이후부터는 의예과가 단연 인기 학과였다.
1980년에는 호남화학, 한국비료, 영남화학 등 비료 산업이 호황을 누린 적이 있고, 1990년도에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 트로이카가 이끄는 조선산업이 활황인 적도 있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삼성, LG와 같은 휴대폰, 반도체 회사가 성장산업을 주도했고, 지금은 한미약품이나 삼성 바이오시밀러와 같은 바이오·메디컬 산업으로 무게의 중심 추가 이동하고 있다. 노령화와 저출산이 심해지는 미래 세대의 먹거리는 바이오, 의약, 메디테크 산업이라는 사실을 지금 그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
유럽의 최빈국이었던 스위스라고 하면 시계를 떠올릴 수 있겠지만 의외로 바이오나 의약 산업이 발달해 있다.
노바티스(Norvatis), 로슈(Roche), 론자(Lonza),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등 세계적인 신약회사를 중심으로 의약 분야가 빠르게 성장해 온 것이다.
의약품 수출이 1980년부터 2000년대 말까지 무려 1천460%까지 증가했다. 의약품 분야 중에는 바이오 및 유전공학, 중앙신경체 의약품, 식물이나 약초를 활용한 자연의약품에 치중했다. 파마톤사의 진사나(Ginsana) 등은 인삼 한 뿌리 나지 않는 스위스로 하여금 세계 인삼시장의 40%를 점유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사포닌의 함량을 세계 최초로 표준화한 'G115'라는 독자적인 기술을 개발해 한국인삼공사(KGC)의 3배를 능가하는 30억달러의 연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레고와 우유의 나라 덴마크는 의약 산업으로도 유명하다. 대표적으로 인슐린 및 당뇨병 치료제제로 1위인 노보노디스크(Novo Nordisk)사, 후시딘으로 우리에게도 유명한 리오팜(Leo Pharm), 기분장애'정신질환'퇴행성 신경질환 및 다발성 경화증 등의 치료전문 의약품 회사 룬드벡(Lundbeck A/S)이 있다.
덴마크 정부는 코펜하겐의 외레준트(Oeresund) 지역에 메디컬 및 BT산업의 클러스터인 메디콘밸리 (Medicon Valley)를 2000년대 초에 개발했다. 이 지역에는 노보노디스크, 아카디아 파마슈티칼스(Arcadia Pharmaceuticals), 개스트로텍 파마(Gastrotech Pharma), 어드밴딕스(AdvanDx) 등 세계적인 제약회사가 위치해 있으며, 활발하게 연구개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메디테크 분야의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윌리엄데만드(William Demant), 와이덱스(Widex) APS, 지엔리사운드(GN Resound A/S)사가 있다. 이들 보청기 회사들은 세계 보청기 시장의 과반을 점하고 있다. 또한 유럽 최대 외과용 의료기기 메이커인 콜로플라스트(Coloplast A/S), 플라스틱 의료기기를 생산하는 우노메디칼(Uno Medical A/S) 등이 덴마크의 대표적인 의료기기 기업이다.
벨기에는 유럽에서는 두 번째로 큰 항구이자 세계 최대 화학 클러스터인 안트워프 항구를 보유하고 있다. 해양 물류와 유럽 육상 교통의 중심지라는 이점을 살려 틈새시장인 중간재 산업에 진입하여 새로운 국부를 창출하고 있다. 벨기에 최대 화학·의약기업인 솔바이그룹(Solvay Group), 암 진단 치료기로 유명한 IBA, 바이오와 유산균 배양 기술 전문기업인 갈락틱(Galactic)사가 세계 1, 2위를 다투는 중간재 생산 기업들이다.
앞으로 우리의 먹거리 산업이 무엇이 될 수 있을지는 우리보다 소국이면서도 부국인 세 나라의 예를 통해서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의 추격을 뒤로하고 일본을 추격하기 위해서는 먼저 글로벌 시장에서의 틈새인 중간재 산업에 과감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로 장치 산업이 아니라 R&D 중심 산업으로 정책의 전환이 요구된다. 셋째로 교육체계의 개선이 필요하다. 지금의 의대와 약대의 정원을 대폭 확대해 바이오'메디컬 산업에 충분한 인재가 공급될 수 있는 화수분을 만들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바이오 벤처에 대한 정부의 확실한 지원이 절실하다. 이제 갓 시작한 바이오시밀러뿐만 아니라 면역력 조절, 항암치료제, 뼈이식, 피부재생, 의료기기 산업에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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