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 이야기] 원숭이 습성·화목·지혜

입력 2016-01-07 01:00:03

원숭이의 휘파람 소리가 상서로움을 전해오네.
원숭이의 휘파람 소리가 상서로움을 전해오네. '신기신상'(神氣神祥)이라는 한자성어를 정해, 올해 붉은 원숭이의 해에 지역민 나아가 대한민국에 밝은 태양의 기운을 집어넣었다. 원숭이가 붉은 태양을 품는 형상으로, 올해 대한민국이 태양을 품고 힘차게 달려가는 의미를 담았다. 2016년 1월 1일 율산 리홍재(서예가)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장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장

천진기 관장은 "중국 서유기의 손오공처럼 불교문화권에서 원숭이는 가장 사랑받는 동물 가운데 하나였지만 대체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재수 없는 동물로 기피했다"며 "민속 신화나 속담 등에서도 부정적으로 묘사되곤 한다. 띠를 말할 때도 '원숭이띠'라고 하지 않고 '잔나비띠'라고 표현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문방사우에도 원숭이가 등장한다. 공부하는 선비의 사랑방, 선비의 기물에는 원숭이 그림을 많이 그려놓았다. 한자의 '원숭이 후'자는 '제후 후'자와 발음이 같아 벼슬에 나가고 성공할 수 있다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곳간이 비었는데, 마음이 풍족하랴?"

올해 경제 전망도 어둡다. 새해 벽두부터 중국 증시 여파로 대한민국 주가도 급락하고, 대기업은 허리띠를 졸라매는 등 올해도 살림살이가 더 어려워질 것이 예상된다. 특히 대구경북도 지난 몇 년의 주택 호황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고, 경기가 예전보다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럴수록 삶의 지혜가 필요하다. 올해는 원숭이해인 만큼 영장류에 속하는 원숭이의 지혜를 빌려 살아보자. 원숭이의 특징 중 무엇을 배우는 것이 인간에게 도움이 될까.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장의 도움을 받아 십이지 동물 중 가장 머리가 좋은 원숭이의 특징을 들여다봤다.

◆구석기시대엔 한반도에도 원숭이가 있었다=통일신라'고려'조선시대에 우리나라에 원숭이가 살았다는 역사기록이 없다 보니, 상대적으로 역사적 흔적과 지명이 적은 것으로 보인다는 게 국토지리정보원의 설명이다. 하지만 한반도에도 구석기시대까지는 원숭이가 살았음을 보여주는 유적이 있다. 북한 평양 상원군 검은모루 동굴이나 충북 청원군 두루봉 동굴 등에서 원숭이뼈가 화석으로 발견됐다. 그 이후 한반도에서 원숭이가 사라진 것은 일본이나 중국과 달리 천적인 호랑이 등 고양잇과 대형 육식동물이 많이 서식했기 때문으로 학자들은 해석하고 있다.

천진기 관장은 "중국 서유기의 손오공처럼 불교문화권에서 원숭이는 가장 사랑받는 동물 가운데 하나였지만 대체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재수 없는 동물로 기피했다"며 "민속 신화나 속담 등에서도 부정적으로 묘사되곤 한다"고 설명했다.

◆영리하고 재주 많은 동물='얕은 꾀로 술수를 부리는 사람'이라는 부정적인 의미로 원숭이띠들을 놀리는 사람들이 많지만 올해 원숭이띠들은 너무 섭섭해하지 말아야 할 일이다. 영리하고 재주 많은 동물로 너무 사람을 많이 닮은 탓에 받는 놀림과 조롱이라 역차별쯤으로 웃어넘기면 된다.

올해는 특히나 '붉은 원숭이의 해'이다. 12년 전에는 갑신년이었고 올해는 병신년이다. 갑신년의 갑은 '푸름'이다. 그래서 갑신년은 청색 원숭이의 해였다. 올해 병신년에서 병은 오방색으로 했을 때 '붉은색'이기 때문에 붉은 원숭이 해라고 하는 것이다. 태양을 상징하고, 열정을 뜻하는 붉은색은 그래서 인간에게 더 큰 에너지를 불어넣어 준다.

천 관장은 "기본적으로 붉은색은 양의 색이고, 태양의 색이고, 밝은 색이기 때문에 긍정적"이라며 "아마 어감상, 느낌상 원숭이띠 가운데 더 좋은 오방색이 붉은색이 아닐까"라고 해석했다.

◆올해 서유기 '손오공'처럼 삽시다=우리나라 속담이라든지 설화에 보면 원숭이가 꾀도 많지만 잔꾀에 빠지고 자기 스스로 망하는 이야기들도 많이 나온다. 조삼모사(朝三暮四)라는 사자성어도 똑똑한 것 같은 원숭이의 꾀가 얕음을 뜻한다.

하지만 중국 고전 서유기에 나오는 '손오공'을 떠올려 보자. 삼장법사를 도와서 불경을 구해오지 않는가. 그런 손오공의 영향으로 이제는 동양 문화뿐 아니라 세계 문화 속에서 원숭이는 굉장히 긍정적인 영웅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우리나라 문방사우에도 원숭이가 등장한다. 공부하는 선비의 사랑방, 선비의 기물에는 원숭이 그림을 많이 그려놓았다. 한자의 '원숭이 후'자는 '제후 후'자와 발음이 같아 벼슬에 나가고 성공할 수 있다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원숭이와 관련해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은 천도복숭아, 포도, 석류다. 천도복숭아는 중국에서 신선들만 먹을 수 있고, 하나 먹으면 1만8천 년을 산다고 한다. 원숭이가 천도복숭아를 따 먹는 그림이 많은데, 이는 장수를 기원하는 것이다. 원숭이와 함께 등장한 포도는 주로 자식을 의미하며, 석류도 다복과 재물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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