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맛에 단골] 노숙자 무료급식 봉사모임 '가온' 회원들- 장어통발

입력 2016-01-07 01:00:03

대구역 노숙자 무료급식봉사모임
대구역 노숙자 무료급식봉사모임 '가온' 회원들이 '장어통발'에 모여 푸짐한 장어코스요리를 즐기고 있다.
장어통발 남건우 대표.
장어통발 남건우 대표.
깊은 밤 술꾼들의 속을 풀어주는 장어칼국수.
깊은 밤 술꾼들의 속을 풀어주는 장어칼국수.

'가온' 회원이 주문한 메뉴는 장어를 이용한 코스 요리. 장어와 전복을 이용한 죽부터 시작하는 코스 요리에 나오는 음식은 무려 15가지다. 제철 해물을 이용한 요리나 채소 샐러드, 장아찌 등을 제외하더라도 장어를 이용한 요리는 7가지인데, 장어초밥, 장어찜, 장어구이는 기본이고, 장어와 소고기를 이용한 햄버그스테이크, 장어강정, 장어를 갈아 만든 어전, 장어와 돼지고기를 다져 고추 안에 넣고 튀긴 장어고추튀김 등이다. 식사로 장어탕 한 그릇과 후식으로 오디로 만든 푸딩까지 먹으면 힘이 안 나려야 안 날 수 없다.

기자는 이번 연말연시에 감기몸살을 크게 앓았다. 어찌 보면 연말에 크게 액땜을 한 느낌인데 그래도 기력이 허해진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2016년 벽두부터 이렇게 흐물거리며 시작해서야 어찌 힘찬 새 출발을 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올 한 해 먹고 나면 힘이 불끈불끈 날 만한 음식이 뭐 없을까' 하며 두리번거리던 찰나, "기력 떨어진 데에는 장어만 한 게 없다"며 "좋은 장어를 파는 곳이 있다"는 제보를 받게 됐다.

◆장어 요리, 어디까지 먹어봤니?=대구 수성구 동대구로에 문을 연 '장어통발'을 추천한 이 곳의 단골은 대구역 노숙자 무료급식 봉사모임 '가온'의 회원들이었다. 이용상(62), 임재현(44), 박은하(42) 씨는 봉사활동 때 외에도 '장어통발'에 가끔 모여 식사를 하곤 한다.

'가온' 회원이 주문한 메뉴는 장어를 이용한 코스 요리. 장어와 전복을 이용한 죽부터 시작하는 코스 요리에 나오는 음식은 무려 15가지다. 제철 해물을 이용한 요리나 채소 샐러드, 장아찌 등을 제외하더라도 장어를 이용한 요리는 7가지인데, 장어초밥, 장어찜, 장어구이는 기본이고, 장어와 소고기를 이용한 햄버그스테이크, 장어강정, 장어를 갈아 만든 어전, 장어와 돼지고기를 다져 고추 안에 넣고 튀긴 장어고추튀김 등이다. 박은하 씨는 "코스로 나오는 요리 중에 특히 어전은 꼭 드셔 보시라"고 추천했다. 그도 그럴 것이 동그란 어묵처럼 생긴 어전의 식감은 어묵처럼 쫄깃한 느낌이 강했다. 장어를 갈아 만든 이 어전은 다양한 조리법으로 소개되는데, 이날처럼 가다랑어포를 얹어 나올 때가 있고, 또 다른 소스를 이용해 맛을 변화시키기도 한다. 어전의 다양한 맛 변화를 즐겨보는 것도 '장어통발' 코스 요리의 매력이다.

코스 요리가 부담스러운 사람들을 위한 식사메뉴도 다채롭다. 대개 생각하는 장어탕은 기본이고, 많은 사람이 왔을 때는 장어시래기찌개가 손님들의 사랑을 받는다. 장어국물과 시래기의 향이 어우러지면서 구수하고 얼큰한 맛이 해장을 도울 뿐만 아니라 다시 술 한 잔을 기울여도 끄떡없을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장어칼국수도 다른 곳에서는 찾기 쉽지 않은 메뉴라 간단한 한 끼 식사를 원하는 분들에게 인기가 많다.

◆장어를 처음 먹는 사람들에게 추천=임재현 씨는 원래 장어 특유의 비릿함 때문에 장어를 멀리했다. 그런데 '장어통발'에서 장어를 먹어보니 비린내도 나지 않고 담백한 맛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임 씨는 "장어 코스에 나오는 요리 중 장어스테이크, 장어강정과 같이 장어를 이용한 퓨전 요리들을 맛본 뒤부터는 장어를 정말 부담없이 즐기게 됐다"며 "만약 장어가 비릿해서 먹지 못했던 사람들이나 장어 때문에 다퉈본 적이 있는 커플들이라면 이 집을 적극 추천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비린내가 나지 않는 장어의 비밀은 흑산도, 충청 지방에서 잡히는 장어를 매일같이 공수해 오기 때문이다. '장어통발' 남건우 대표의 외가가 장어잡이 배를 운영하다 보니 질 좋은 장어의 수급은 기본으로 이뤄진다. 거기에 더덕가루를 이용해 비린내와 비린 맛을 잡았다. 또 장어구이와 곁들여 먹는 뽕잎, 죽순, 칡순장아찌도 직접 담가 숙성시킨 것을 쓴다. 남 대표는 "장어구이에 쓰이는 양념장뿐만 아니라 각종 나물요리 등에 매실 효소를 이용해 맛과 건강, 영양을 모두 잡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남 대표는 "아직도 장어를 이용해 개발할 요리가 무궁무진하다"며 "앞으로 대구시민들이 장어를 좀 더 편하고 맛있게 드실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장어 코스 요리 3만~5만5천원, 장어시래기찌개 중 4만5천원, 대 6만원, 장어탕 1만원, 장어칼국수 8천원

▷영업시간=24시간 ▷규모=100석 ▷주차 100면 ▷주소 및 문의=대구시 수성구 동대구로 51(두산동 119-3), 053)764-35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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