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안 오면 후회할걸요∼

입력 2016-01-04 01:00:12

4월1일 KBO리그 첫 공식 경기

삼성 라이온즈의 새 홈구장
삼성 라이온즈의 새 홈구장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2만4천274석)가 웅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4일 현재 공정률 95%를 기록 중인 새 야구장은 2월 25일 공식 개장할 예정이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오는 4월 1일, 한국 프로야구사의 새로운 페이지가 열린다. 삼성 라이온즈의 새 홈구장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2만4천274석)가 역사적인 KBO리그 첫 공식 경기를 치른다. 2012년 12월 27일, 첫 삽을 뜬지 40개월 만에 프로야구팬을 맞는 대구 새 야구장을 미리 찾아가봤다.

◆경기장 밖에서도 경기가 보인다

공식 개장까지 88일 남은 새 구장(대구시 수성구 연호동)은 공정률 95%를 기록하고 있다. 예정보다 다소 빠른 속도다. 이에 따라 3월 시범경기 일부도 소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공식 준공일인 2월 25일 이후에는 삼성이 대구시 야구장건립추진단으로부터 인수해 마무리 인테리어 작업을 한다.

대구의 랜드마크가 될 야구장은 2013년 6월 토지 수용이 완료되면서 토목 공사에 들어갔다. 2014년 2월에는 터파기 작업이 끝나 지난해 6월까지 골조공사를 진행했다. 이후 지난해 10월 지붕 공사를 마친 데 이어 그라운드에 한지형 천연 잔디(켄터키 블루그래스 종)를 심었다.

지난해 11월에는 국내 최대 규모와 UHD급 화질을 자랑하는 전광판을 설치했다. 가로 36m 세로 20.4m 크기로, 직사각형 전광판 좌우와 위쪽에 1'2'3루 베이스를 형상화해 배치했다. 인접한 달구벌대로를 달리는 차량에서도 이 광고판의 점등 여부를 통해 공격 상황을 알 수 있다. 삼성 측은 "경기장 외관 조명의 색깔을 통해서도 삼성의 리드 여부를 알리는 안을 검토 중"이라며 "전광판 위치도 3루 측 홈팀 관중이 보기 편하도록 우중간에서 우익수 뒤편으로 옮겼다"고 설명했다.

새 야구장은 메이저리그 구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띠 모양 전광판도 운영한다. 내야 하단과 상단 관중석 사이 공간(세로 1.2m)에 각종 메시지나 안내, 광고를 소개한다. 조명탑은 모두 8개로, 앞으로 HDTV 중계를 위한 충분한 조도를 확보했다.

◆중견수 역할 늘어나는 외야 공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는 국내 최초의 8각형(octagon) 구조다. 하늘에서 봤을 때 거의 동심원에 가까운 기존 구장들과 한눈에 차별화되는 디자인이다. 메이저리그(MLB)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홈구장인 '시티즌스 뱅크 파크'와 유사하다.

새 구장은 개성 있는 외양 덕분에 천편일률적인 '쿠키 커터'(cookie cutter'과자 틀) 구장 신세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각이 진 외야는 선수들에게 더 높은 집중력을 요구한다. 특히 중견수는 타구에 걸린 회전과 펜스에 맞고 나오는 각도를 정확히 예측해야 어이없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좌'우익수와 1'3루수 역시 대구시민야구장보다 훨씬 좁아진 파울 존에 빨리 적응해야 한다.

팔각형 구조에 따라 외야의 직선 구간은 원형보다 타석에서의 거리가 짧다. 상대적으로 홈런이 더 나올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다. 홈플레이트에서 중앙 펜스까지 거리는 122m로 대구시민야구장보다 2m 더 멀지만 좌우 펜스는 99m로 같다. 삼성 측은 초대형 장외 홈런이 좌익수 뒤편 달구벌대로까지 날아가는 상황에 대비해 그물망을 설치하는 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

새 야구장은 포수가 바라보는 방향을 북동쪽으로 배치, 하지(夏至) 오후 6시 기준으로 관람석 83%에 그늘이 진다. 선수가 아닌 관중 친화적 설계다. 대신, 그라운드의 선수들은 낮 경기 때 해를 바라봐야 한다. 북서향인 대구시민야구장에 익숙한 삼성 수비수들이 평범한 타구 처리에 애를 먹을 수도 있다.

◆스포츠(sports)와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의 결합

대구를 명실상부한 '야구 메카'로 거듭나게 할 새 구장은 다양한 이벤트석을 마련, 스포테인먼트(sportainment) 측면에서도 신기원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30실에 이르는 스위트룸(Suite room'608석)을 비롯해 바비큐석(140석), 패밀리석(84석), 파티 플로어석(120석), 잔디석(1천107석) 등이 갖춰진다.

여름에는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풀도 백스크린 옆에 운영할 방침이다. 다만, 바비큐석에서는 안전 문제 때문에 직접 고기를 구워먹지는 못하고, 조리된 음식을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상부 관람석에는 국내 최초로 강화유리 난간을 설치해 관중의 시야를 넓혔다.

아직 설치되지는 않았지만 일반 좌석도 국내 구장에서 볼 수 없던 크기여서 쾌적한 관람을 돕는다. 좌석의 앞뒤와 좌우 간격은 각각 85cm, 50cm로 사직구장(70cm, 48cm)이나 문학구장(75cm, 48cm)보다 넓다. 대구시 야구장건립추진단 관계자는 "나란히 붙은 좌석도 최대 14석에 불과한 데다 앞뒤 공간에 여유가 있어 경기 도중 관람객 이동이 원활하다"며 "좌익수 뒤편에 입석으로 운영하는 서포터스석은 목청껏 응원하고 싶은 열성 관중에게 제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개방형 콘코스(Concourse) 건축 기법을 적용해 구장 내 판매'편의시설에서 음식을 먹거나 옷을 사면서도 경기를 볼 수 있어 가족단위 방문객들의 인기가 높을 전망이다. '이승엽 치킨' '최형우 국밥' 등 스타플레이어를 응원하는 다채로운 메뉴도 등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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