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에 이용객 200만 명 "내년엔 250만 시대 연다"
대구국제공항이 올해 12년 만에 이용객 200만 명을 달성했다. 적극적인 유인책과 저비용 항공사들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적중한 결과다. 더불어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었고, 국내외로 떠나려는 지역민의 여행수요가 증가했다. 대구공항은 앞으로 주기장과 주차장 확충 등 시설 개선과 더불어 안정적인 노선 확보와 서비스 개선, 수요 맞춤형 마케팅과 여행상품 개발 등 채워가야 할 과제가 남았다.
◆200만 명 축포, 날개 단 대구공항
21일 오전 11시 30분 대구공항. '항공여객 200만 명 달성 기념행사'가 열렸다. 중국에서 온 승객이 대구공항 200만 번째 주인공이 됐다. 이 주인공은 상하이에서 온 중국인으로 꽃다발과 기념품을 받았다. 권영진 대구시장 등 관련 기관 내빈과 주민 등 100여 명이 참석해 축하했다. 이날 공항 활성화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항공사와 공군부대, 동구 주민에게 표창과 감사패가 수여됐다.
시는 올해 말까지 모두 204만 명이 대구공항을 다녀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2년 전인 2013년의 108만 명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난 수다. 이는 6, 7월 메르스 사태로 213편의 항공기가 취소되는 어려움을 이겨내고 달성한 성과다.
무엇보다 저비용 항공사의 대구공항 취항이 큰 힘을 보탰다. 지난해 티웨이항공과 제주항공이 대구공항에 첫발을 디뎠다. 이와 함께 야간운항 통제시간이 단축되면서 운항 편수도 늘었고,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환승 공항으로 지정되면서 대구를 통해 한국을 찾는 중국인이 증가했다.
지난 10월 대구에서 미국령 괌으로 가는 하늘길도 열렸다. 그동안 괌으로 가는 전세기가 있었지만 정기편은 처음이었다. 이 노선은 대구에서 일본 오사카를 거쳐 괌으로 간다. 특히 대구공항에서 미국령으로 가는 노선이라는 데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비정기 노선 취항으로 활기를 띤 국제선도 공항 활성화에 한몫했다. 특히 최근 겨울철 여행 수요에 맞춘 전세기가 잇따라 도입되고 있다. 이달 말부터 대만과 방콕, 캄보디아, 베트남 등 동남아를 오가는 전세기가 줄줄이 뜬다. 비정기편은 전체 국제선의 30%대에 달할 정도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공항 활성화의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대구 한 여행사 관계자는 "여름과 겨울철, 봄'가을 등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여행수요에 대응해 다양한 여행상품을 개발하고 있다"며 "정기편은 물론 유연한 스케줄이 장점인 비정기편을 활성화한다면 지금보다 공항 이용객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마케팅'서비스 등 내실 다져야
저비용 항공사들은 파격 할인과 스타마케팅, 각종 이벤트 등을 활용해 잠재적인 고객을 끌어 모으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온라인 마케팅 위주여서 지역 상주 인력이 부족해 항공기 결항과 지연 때 대응력이 떨어지는 등 '토착화 미흡'이라는 지적이 있다. 이는 온라인 판매에 중점을 두면서 인력을 최소화했기 때문이다. 밀착 서비스를 통해 이를 개선함으로써 고객 만족도를 높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운항 편수가 늘면서 결항'지연 편수도 증가한다는 점이다. 이로 인한 피해 배상 분쟁도 늘 것으로 보여 소비자 안내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승객들은 결항과 지연의 원인을 구체적으로 알기 힘들기 때문에 협의 과정에서 배상을 포기하거나 항공사의 일방적인 제안을 받아들이고 있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대구공항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 안정적인 노선 운영을 통해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제선 정기편의 경우 올해 수요 부족으로 운항을 멈추거나 신규 취항을 미루는 일이 발생했다.
들쭉날쭉한 국제선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정부와 대구시가 각종 대책을 내놓았다. 국토교통부는 국제선 신규 취항이나 증편에 대해 공항시설사용료(착륙료, 정류료, 조명료)를 최대 100% 감면했다. 시는 올해 국제노선취항 인센티브 지원금으로 8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이는 지난해 2억원보다 4배 늘어난 액수로, 국제선 취항 초기 때 탑승률이 낮아 발생하는 손실을 보전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지원금은 정기노선 취항 후 6개월에서 1년까지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할 때까지 도와주는 밑거름 역할을 한다"며 "노선을 유지하면서 수요를 창출하고, 항공사와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바탕이 돼 다른 노선 개설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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