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그들과 함께해야만 합니다.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 이것이 우리가 그간의 경험에서 얻은 소중한 교훈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최규석 작가의 '100℃'의 대사입니다. 정말 감명 깊게 본 내용은 독재 정권에 맞서 민주화를 위해 일한 열사들의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바로 인용한 대사입니다. 인용한 대사에서 우리는 함께 가는 걸음의 힘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시민들이 잘못된 힘에 맞서 싸워 이길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이처럼 같이 걸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함께 걷기 위해서는 속도를 조절해야 합니다. 체육대회 때 2인 3각 활동을 해보셨으면 아실 것입니다. 한 명이 빠르다고 무턱대고 속도를 올리면 넘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두 명이 하는 데도 이런데 열 명, 스무 명, 아니 그 이상이 함께하려면 얼마나 힘들게 속도를 조절해야 하겠습니까? 아주 천천히, 하지만 서로 마음을 열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한 걸음 한 걸음 조심스레 내딛어야 넘어지지 않습니다. 그 속도가 비록 달팽이보다 느릴지라도 그 한 걸음이 가지는 힘은 역사를 바꿀 수도 있는 힘입니다.
그리고 학교를 바라봅니다. 제가 많이 들은 소리가 "옛날이 좋았어"입니다. 저는 '속도'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정권이 바뀌고 국가의 어젠다가 바뀌면 제일 먼저 바뀌는 것이 바로 '교육'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그 속도를 사회의 변화 속도에 맞추어 더욱 가속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바로 교육과정의 수시 개정입니다. 학교는 사회만큼 바빠졌습니다. 이런 학교에서 '열 사람의 한 걸음' 가능할까요?
학생들은 어떻습니까? 중1부터 중3까지 집에 들어가는 시간은 대부분 오후 10시입니다. 주말은 토요 방과후학교, 학원 보강 등으로 또 바쁘게 보냅니다. 여기에 학교 숙제, 학원 숙제 때문에 잘 시간조차 부족한 학생들이 많습니다. 이들에게 친구들과 소통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공감하는 것은 사치일 뿐입니다. 과연 이런 학생들이 '열 사람의 한 걸음'을 이해하고 실천하는 게 가능할까요?
어느 날 운동회에서 한 아이를 위해 다 같이 손잡고 달리기 결승선을 통과한 학생들이 뉴스에 나왔습니다. 미담이지만 저는 그 뉴스를 보며 슬펐습니다. 뉴스는 세상에 있는, 신기한 이야기를 우리에게 전달합니다. 이 이야기가 신기하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아니 적어도 우리 아이들이 저런 문화에 익숙하지 않다는 것 아닐까요? 다 저렇게 경쟁하지 않고 같이 가는 것에 익숙하다면 뉴스에 나오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저런 기사가 뉴스에 나오지 않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함께 걸어갈 수 있게, 그렇게 하기 위해 옆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사회, 학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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