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우울증 환자라도 성별에 따라 증상의 차이가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여성은 주로 피로감을 호소하는데 비해 남성은 성욕 감퇴가 주된 증상이라는 것이다.
경북대 의과대 정신건강의학과 장성만 교수팀은 인하대 의대와 서울대 의대 연구팀과 공동으로 2001년과 2006년, 2011년에 각각 진행된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 결과를 분석했다. 당시 조사에 참여한 1만8천807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여성은 피로감(94.5%)과 우울감(86.2%), 흥미 상실(85.7%), 집중력 저하(83.3%), 불면증(81.5%) 등의 증상을 주로 호소했다. 반면에 남성의 우울증 증상은 불면증(88.9%)과 우울감(88.2%), 피로감(86.9%), 흥미 상실(84.3%) 등의 순이었다.
특히 여성은 피로감을 호소하는 비율이 남성보다 2.8배 높았다. 또 수면과다(2.5배)와 자살 시도(1.3배), 생각과 행동이 느려지는 심한 정신운동지체(1.5배) 등의 증상을 더 많이 호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에 남성 환자는 성욕 감퇴를 호소하는 비율이 2배 높았고, 불면증과 우울감, 존재감 상실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비율이 여성보다 높았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정신질환의 유병률과 증상이 사회문화적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성별에 따라 증상에 차이가 나타난 것은 남녀 간 생물학적인 메커니즘의 차이가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인 전체를 대표하는 일반인 표본집단을 대상으로 한 이번 분석에서 성별 우울증 유병률은 여성 3.3%(397명), 남성 1.5%(110명)였다. 이는 여성의 우울증 유병률이 남성보다 2배가량 높다는 기존의 연구 결과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장성만 교수는 "최근에는 성별에 따라 우울증에 관련된 뇌의 에너지 대사에 차이가 있을 가능성과 여성호르몬이 신경 내분비 기능 이상에 관련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제시됐다"면서 "향후 우울증 환자를 평가할 때 성별에 따른 증상의 차이를 고려해 치료 목표를 정하고, 약물 부작용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대한의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JKMS) 12월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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