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섬유산업 융합에서 미래를 찾자] <4> ㈜부성텍스텍·㈜신흥

입력 2015-12-09 02:00:01

(주)부성텍스텍은 패션용 가방 직물 전문 기업으로 시작해 산업용 및 고기능성 가방을 개발하는 데 성공, 가방직물 업계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 부성텍스텍 채철수 상무이사가 한국섬유개발연구원 관계자와 개발 성과를 논의하고 있다. 홍준헌 기자
(주)부성텍스텍은 패션용 가방 직물 전문 기업으로 시작해 산업용 및 고기능성 가방을 개발하는 데 성공, 가방직물 업계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 부성텍스텍 채철수 상무이사가 한국섬유개발연구원 관계자와 개발 성과를 논의하고 있다. 홍준헌 기자
메모리섬유
메모리섬유 '모노텍스'로 세계 시장에 이름을 알린 신흥은 산업현장 근로자의 추락 방지용 고강도 안전띠와 초박지 섬유 등을 개발해 산업용 섬유 시장에 발을 내딛고 있다. 지난 10월 열린 중국 상하이 인터텍스타일에 참가한 신흥이 해외 바이어들과 제품 상담을 하는 모습. 신흥 제공

내부의 공기나 유해물질의 배출을 막는 산업용 가방을 개발한 ㈜부성텍스텍, 메모리(형상기억)섬유 및 산업현장용 안전장치 개발 기술을 갖춘 ㈜신흥은 세계 산업용 섬유의 미래를 이끌고 있다. 이들 두 기업은 패션용 직물 기업으로 시작해 산업용 직물로까지 영역을 넓혀 국내 및 세계 시장에 발을 내딛고 있다.

◆패션'산업용 가방, 타이어코드 전문 생산 ㈜부성텍스텍

㈜부성텍스텍은 가방용 직물 전문업체다. 등교용 가방 등 일상 용도부터 아웃도어용 가방, 산업용 폐기물 처리 전용 가방(백)까지 두루 취급하며 현재 코오롱의 협력 업체로서 활약하고 있다. 1999년 4월 설립한 이 업체는 가방용 직물, 산업용 섬유, 타이어코드 등을 주로 생산한다.

부성텍스텍은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이하 섬개연)과 함께 '글로벌전문기술개발사업' 과제인 '생활산업고도화 기술개발'에 참여해 튜브처럼 공기를 넣어 물에 뜰 수 있는 '항균성 아쿠아백'을 개발했다. 내부는 일반 나일론 소재로, 외부는 발수성을 지닌 TPU(열가소성우레탄) 소재로 만든 것이다. 이 업체는 서로 성질이 다른 두 소재를 접합해 줄 중간체를 개발하는 데 성공해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항균성 아쿠아백은 물에서 체중 70㎏의 성인 5명이 매달린 채로 24시간가량 떠 있을 수 있다. 가방에는 로프를 매달 수 있어 물을 건널 때나 물에 빠진 사람을 구출할 때 쓸 수 있다. 군사훈련이나 등산 때 유용할 전망이다. 표면처리 및 후가공을 통해 다양한 디자인의 가방을 만들 수 있는 만큼 패션 아이템으로도 손색이 없다는 설명이다.

부성텍스텍은 또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추진된 '대경경제협력권사업'을 통해 '방사능 및 유해폐기물 운송'저장용 백'을 개발했다. 산화텅스텐과 산화비스무스 등을 가방에 3㎜ 두께로 코팅, 내부에 담은 유해 물질의 방사선 등을 80%까지 차단한다. 업체는 노후 원전을 해체할 때나 감염병에 걸린 동물 폐사체를 처분할 때 이를 활용해 유해 물질 유출을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체는 이 밖에도 내마모 성질을 지닌 아라미드 펠트 소재와 초고분자 폴리에틸렌(PE) 소재를 결합해 만든 방폭조끼용 직물, 타이어 속에 섬유를 넣어 팽창으로 인한 파손을 막는 타이어 보강용 섬유 코드 등을 생산하고 있다.

일부 제품은 협력업체인 코오롱으로부터 전수받은 기술을 이용해 생산'납품하고 있으며, 설비 및 기술 투자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관련 특허를 꾸준히 출원하며 이노비즈 기업 인증까지 받은 이 업체는 본사 및 2개 자회사(부성코드, 대현텍스타일)를 통틀어 올해 연매출이 600억원에 이른다.

부성텍스텍 채철수 상무이사는 "섬개연이 실시하는 이업종 교류회 등에 참가하며 다양한 기업들과 기술 개발 아이디어를 논의하고 있다. 5년 이내 연매출 1천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로 공장을 증설하고 융합소재 생산 비중을 확대해 좋은 제품을 꾸준히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메모리섬유 및 산업현장 추락 방지용 안전띠 생산, ㈜신흥

㈜신흥은 메모리섬유 자체 브랜드인 '모노텍스'(Monotex)를 아르마니, 휴고보스 등에 직수출하는 섬유업체다. 1973년 창업한 신흥직물공업이 모태다. 경북 구미의 신흥 본사가 준비 공정과 제직을 맡고 있다. 또 서대구산업단지의 신흥통상㈜이 ​ 염색과 가공을, 신흥 서울사무소가 해외무역을 맡고 있다.

과거 나일론과 폴리에스터 등의 직물을 주로 생산하다 1992년 메모리섬유 브랜드 '모노텍스'를 출시하고부터는 메모리(형상기억)섬유와 고밀도 초박지 교직물 등 특수 섬유를 주로 생산하고 있다.

신흥은 휴비스로부터 메모리 원사를 공급받는 국내 10여 개 업체 '메모리 클럽' 가운데 한 곳이었다. 메모리 원사는 열과 온도 등 외부 자극에 매우 약하다 보니 불량률이 매우 높은데, 제직'염색 공장을 모두 갖춘 신흥은 5억원이 넘는 개발비를 들여 공정을 효율화하고 생산 기술력을 키웠다. 2007년부터는 메모리섬유 안정화에 성공해 불량률을 대폭 낮췄다.

메모리섬유는 쉽게 구겨지지만 슬쩍 문지르면 다시 원래의 형태로 펴지는 성질을 지닌다. 구겨지면 잘 펴지지 않는 면 섬유와 쉽게 구겨지지 않는 폴리에스터 각각의 특성을 적절히 갖춰 실용성이 높다.

이 업체는 생산량의 80% 이상을 아르마니와 막스마라, 휴고보스 등에 직수출한다. 원사를 제공하는 휴비스도 "신흥의 뛰어난 공정 관리 및 생산 능력 덕분에 메모리 원사가 세계 시장에서 빛을 봤다"고 평가할 정도다.

아울러 신흥은 메모리섬유 트렌드가 숙질 때를 대비해 차세대 직물 소재 개발에 힘쓰고 있다. 골프웨어나 바람막이 등에 주로 쓰는 10~15데니어의 초극세사 고밀도 초박지 직물은 물론 산업현장에서 작업자의 추락 방지용으로 사용하는 고강도 안전띠 '랜야드'(Lanyard)도 생산 중이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섬개연과 협업해 개발한 랜야드는 초고분자량 폴리에틸렌(UHMWPE) 소재로 만들어 기존 고강력 PET 원사 대비 3~4배 강하다. 체중이 150㎏인 사람이 이를 매달고 뛰어내려도 견딜 수 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미국 뉴욕, 중국 상하이 지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텍스월드(파리'뉴욕), 프리미에르 비죵(파리) 등 국제 섬유박람회에 참가해 기술력을 널리 알리고 있다. 올해 불경기인 가운데도 200억원 상당의 연매출을 기록했으며 그 가운데 88%인 1천500만달러(176억6천250만원) 상당을 수출했다.

신흥 관계자는 "의류'패션용 섬유만 생산하던 회사 성격을 점차 산업용 섬유 기업으로 바꾸는 한편, 부설연구소에 그치던 산업용 섬유 개발팀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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