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 다큐 '나의 아들, 나의 어머니' 대구·안동 시사회
안동 풍산의 한적하고 고즈넉한 시골마을 산자락에 자리한 고택. 백발의 칠순 아들이 거동이 불편한 구순의 홀어머니와 함께 산다.
갈수록 쇠약해져 가는 어머니를 바라보는 칠순 아들이 바라는 것은 단 한 가지, 어머니와 함께 오래오래 사는 것이다. 하지만 어머니는 점점 사그라지고, 그런 어머니를 바라보는 아들의 가슴엔 안타까움과 죄스러움이 가득하다.
이 모자 이야기가 휴먼 다큐멘터리 영화로 제작돼 관객들을 찾아간다. 2014년 개봉과 함께 480만 명이 넘는 관객들을 울렸던 다큐멘터리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에 이은 또 한 편의 가족 이야기다. 제목은 '나의 아들, 나의 어머니'.
안동 풍산읍 하리1리 예안 이씨 충효당과 체화정, 풍산장터와 하회마을에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촬영과 편집 작업이 진행됐다. 70년 이상 홀로 종가를 지탱해오다 영화 촬영 첫해인 2013년 세상을 뜬 충효당 16대 종부 고(故) 권기선(1918년생) 할머니와 그의 아들 이준교(70'전 중앙일보 레저부장) 씨가 한지붕 아래 살아가는 이야기를 잔잔한 감동으로 담아냈다.
권 할머니는 열여덟에 예안 이씨 종가로 시집을 왔지만, 남편은 핏덩이 아들 하나를 남겨두고 세상을 떴다. 70년 넘게 충효당을 지켜온 종부는 백발이 되어 어머니 곁으로 돌아온 아들의 보살핌을 받지만 어머니의 눈에는 칠순 아들이 여전히 어린애나 마찬가지다.
영화 속에서 어머니는 혼잣말로 "너도 가정이 있는데 여기 온 게 나 때문이구나"라고 한다. 잠시라도 아들이 눈에 보이지 않으면 불러 곁에 앉힌다. 가엾음, 미안함에 노모는 담배만 연신 피워댄다.
17대 종손 이준교 씨는 중앙일보에서 퇴직한 언론인이다. 국보로도 지정된 500년 된 충효당에서 홀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고향으로 왔다. 백발의 노모를 휠체어에 태워 모시고 가는 백발의 아들 모습이 이 영화의 첫 장면이다.
이준교 씨는 "고향에 돌아와 어머니를 모시고 산 줄 알았지만 어머니가 누우시고 나니 '여전히 나는 어매 앞에서 어리광만 부리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 큰집을 내가 관리하고 있구나'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어매가 다 한 거 였어요"라고 했다.
경상북도문화콘텐츠진흥원이 지원해 제작된 이 다큐 영화는 전국 극장 동시개봉을 앞두고 대구와 안동에서 시사회를 연다. 14일 대구CGV, 15일 안동CGV 오후 7시 30분.
다큐 영화 '오래된 인력거', SBS 다큐 '학교의 눈물' 등을 촬영한 안재민 감독이 연출을 맡고,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를 연출했던 진모영 감독과 고(故) 이성규 감독이 함께 작업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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