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사 교육팀 대구 자연계열 원점수·표준점수 비교 분석
"원점수 기준 398점 받은 학생은 표준점수가 527점, 원점수 386점 학생은 표준점수 532점."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를 배부받은 학생들은 탐구영역에서 선택과목에 따라 표준점수의 등락 폭이 커 희비가 엇갈렸다.
2일 매일신문 교육팀이 자연계열 가채점 기준 원점수 392점 이상을 받은 학생을 대상으로 표준점수를 알아본 결과, 탐구영역 과목 선택을 무엇을 했느냐에 따라 표준점수에서 '역전'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1문제 틀린 학생이 5문제 틀린 학생보다 표준점수 낮아
화학Ⅰ과 생명과학Ⅱ를 선택한 A여고의 학생은 화학Ⅰ에서 2점 문제 하나를 틀려, 원점수 기준으로는 자연계 대구 최고의 성적이었지만 표준점수는 527점을 받았다. 영어에서 3점짜리 1문제를 틀린 B고교 출신의 이과생은 지구과학Ⅰ과 생명과학Ⅱ를 선택해 표준점수는 531점을 얻었다.
반면 C고교의 한 학생은 국어 3점, 화학Ⅰ 2점, 생명과학Ⅰ 3점짜리 등 3문제를 틀려 원점수 기준 392점이지만, 표준점수는 532점을 받았다. 생명과학Ⅰ과 지구과학Ⅰ을 선택한 D고교 출신 재수생은 전 과목에서 한 문제씩 틀려 원점수 386점이지만 표준점수는 532점으로 껑충 뛰었다. E고교의 한 재수생도 원점수 392점이지만 생명과학Ⅰ과 지구과학Ⅰ을 선택, 표준점수 536점을 받아 대구 최고점을 기록했다, 이처럼 원점수 기준으로 높은 점수를 받고도 한숨과 안도가 엇갈리는 것은 과목별 표준점수 최고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표준점수는 자신의 원점수가 평균과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를 나타내는 점수이기 때문에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낮아지면 표준점수 최고점이 높아지고, 반대로 시험이 쉬워 평균이 높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낮아진다.
◆과탐Ⅰ, Ⅱ어떤 과목 선택이냐에 따라 희비 엇갈려
통상적으로 과학탐구는 Ⅱ과목이 심화 내용을 다루기 때문에 상위권 학생들이 선택하는 과목이다. 올해는Ⅰ과목이 어렵게 나와 표준점수가 높다 보니 '뒤죽박죽'인 상황이 온 것이다. 탐구영역에서 과목 간 난이도 조절 실패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만점을 받았다고 가정했을 때 과학탐구 과목별 표준점수 최고점을 살펴보면, ▷생명과학Ⅰ 76점 ▷지구과학Ⅰ 72점 ▷물리Ⅰ 72점 ▷화학Ⅱ 68점 ▷화학Ⅰ 67점 ▷생명과학Ⅱ 65점 ▷지구과학Ⅱ 64점 ▷물리Ⅱ 63점이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가장 높은 생명과학Ⅰ(만점자 비율 0.03%)과 물리Ⅱ(만점자 비율 11.56%)의 점수 차이는 무려 13점이다. 이렇다 보니 원점수에는 뒤져도 표준점수에서는 Ⅰ과목 선택자가 Ⅱ과목 선택자를 앞서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물리Ⅱ를 선택한 수험생을 둔 한 학부모는 거의 패닉 상태라고 했다. "1개 틀린 사람이야 어쩔 수 없지만, 다 맞고도 이렇게 불리한 상황에 처한 것이 너무 괴롭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과탐의 경우 변별력 확보 실패로 만점을 받고도 최상위권 대학 합격이 힘들어질 우려가 있다"면서 "이러한 불균형과 불이익을 다소나마 해소하려면 대학에서 과탐Ⅱ를 과탐Ⅰ과 구분해서 보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자연계열 최상위권 대학, 학과 표준점수 역전 가능성도
실제로 각 학교 자연계열 최상위권 수험생들은 인상을 펴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대에 응시하려면 반드시 Ⅱ과목을 한 과목 이상 응시해야 하는 탓에 서울대를 목표로 한 수험생은 Ⅰ과목 2개가 아니라 Ⅰ, Ⅱ 각 한 과목씩 선택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올해처럼 Ⅰ과목 2개를 선택한 경우보다 Ⅰ, Ⅱ과목을 선택한 수험생의 표준점수 총점이 더 낮아지는 상황이 생긴 것이다. 즉, 서울대 의대보다 연세대 의대 지원자의 단순 표준점수 합이 더 높을 수가 있다는 의미다.
수성구 한 고교의 진학담당 교사는 "과탐Ⅰ,Ⅱ 과목 선택에 따라 표준점수가 역전되는 상황은 지금까지 없었다. 공부를 잘해서 서울대에 가겠다고 Ⅱ과목을 선택했는데 Ⅰ과목만 2개를 선택한 학생보다 불리해지는 경우가 생겼다"며 "하지만 표준점수가 높다고 하더라도 상위권 대학들은 자체 변환 표준점수를 활용하니 반드시 확인하고 정시에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원학원 차상로 진학실장도 "탐구영역에서 선택한 과목에 따라 유불리가 엇갈려 정시지원에서 변수가 될 가능성이 많다"면서 "특히 쉬웠던 화학Ⅰ과 응시 집단이 적으면서 쉬웠던 과탐Ⅱ 과목을 선택한 수험생들은 높은 원점수를 받았더라도 정시에서 떨어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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