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와 저항, 그 경계는…안중근·윤봉길도 테러리스트? 무고한 민간인 안 해쳐 '義士'

입력 2015-11-28 01:00:06

일본의 경제평론가 미츠하시 다카아키(三橋貴明)가 지난 8월 일본의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의 회담에서
일본의 경제평론가 미츠하시 다카아키(三橋貴明)가 지난 8월 일본의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의 회담에서 '안중근 기념관' 건립을 비난하며 "테러리스트의 동상을 만드는 나라가 세상에 어디 있나"라며 비난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2001년 미국을 아수라장으로 몰고 갔던 9'11 테러부터 이번 파리 테러까지 테러를 일으킨 IS를 포함한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들은 하나같이 자신들이 일으킨 테러를 '지하드'라고 칭하고 있다. '지하드'는 '성전'(聖戰)이라는 뜻으로 이슬람교의 신앙을 전파하거나 방어하기 위하여 벌이는 이교도와의 투쟁을 이르는 말이다. 그들은 유럽'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중동을 침략하고 수탈했기 때문에 자신들은 이슬람의 가치를 지키고 이교도들로부터 이슬람을 지키기 위해 서방국가를 공격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아무리 문화상대주의와 관용의 정신을 발휘하더라도 민간인에 대한 테러는 용인될 수 없다는 것이 상식적인 견해다. 몇몇 네티즌은 "따지고 보면 안중근, 이봉창, 윤봉길 의사도 테러리스트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하지만, 학계는 그들을 테러리스트로 분류하지 않는다. 일단. 이 사람들은 식민지 해방, 독립 쟁취라는 보편적 가치를 지향했고, 테러의 상대도 일본 민간인이 아닌 한반도 침략에 앞장선 일본군과 일본 관료들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안중근 의사는 일본 법정에서 자신을 '대한국 의군 참모 중장'이라고 밝히면서 이토 히로부미의 암살을 "국가 사이의 교전 행위"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매번 서방뿐만 아니라 중동의 민간인까지 학살해 가며 이슬람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IS와는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 없다.

차라리 지금의 테러는 이슬람 근본주의가 유럽 내에서 사회적 약자층을 형성하고 있는 아랍계 이민층의 젊은이들의 절망과 만나 벌어진 비극이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IS가 포섭하려는 주 대상층이 유럽에 거주하는 젊은 무슬림 계층이라는 사실을 생각해본다면 현재 IS가 일으키는 테러는 '지하드'가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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