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 칠 벗겨지거나 훼손, 운전자 사고 위험 부추겨…대구시 현황 파악도 못해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곳곳에 설치돼 있는 일부 과속방지턱이 오히려 '사고 위험'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주민 요구가 있으면 설치에 나서고 있지만 사후 관리가 부족해 과속방지턱 상당수가 칠이 벗겨지거나 훼손돼 운전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17일 오후 대구 달서구 송현동의 한 도로. 내리막길 끝에 설치된 과속방지턱은 대낮이지만 육안으로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칠이 벗겨져 있었다. 빠른 속도로 내려오던 한 차량이 속도를 줄이지 않은 채 과속방지턱을 지나치는 순간 크게 '쾅' 소리가 났다. 당황한 운전자가 차를 세워 차량 하부를 확인했다. 이 운전자는 "내리막을 내려오는데 과속방지턱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아래쪽에서는 보이는데 언덕 위에서는 보이지 않아서 속도를 그대로 유지했는데 밤에는 정말 위험할 것 같다"고 했다.
도로안전시설 설치 지침에 따르면 과속방지턱 인근에는 위치를 알리는 교통안전표지판을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이곳 표지판은 나무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다. 인근 주민은 "차들이 방지턱을 알아채지 못해 밤에는 쾅쾅 소리를 내면서 지나가는 통에 잠을 깰 정도"라며 "구청에 몇 차례나 고쳐달라는 민원을 넣었지만 2년째 그대로다. 야간에 방지턱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조명 같은 시설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도심 이면도로에는 이곳처럼 운전자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과속방지턱이 곳곳에 있다. 실제로 17일 차량으로 둘러본 결과 대구 도심 골목에는 칠이 벗겨져 야간에는 식별이 어렵거나 표지판이 나무나 건물 등에 가려 제대로 보이지 않는 곳이 많았다.
하지만 구'군청들은 과속방지턱 현황이나 훼손 상황 등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달서구청 관계자는 "학교나 아파트 단지 등에 있는 과속방지턱은 자체적으로 설치'관리하며 구청에서 관리하는 과속방지턱만 1천800여 개인데 설치된 지 오래된 순서대로 보수하다 보니 차량이 많이 지나다니는 곳은 칠이 벗겨져도 바로 보수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구'군청의 과속방지턱 관리 실태도 비슷한 실정이다. 또 대구시는 기초단체 고유 업무란 이유로 전체 현황 파악은 물론 관리에도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김정래 도로교통공단 대구지부 공학박사는 "보행자와 운전자의 안전을 위해 과속방지턱은 반드시 필요한 안전시설이기 때문에 철저한 유지'관리가 필수다. 특히 아파트나 상가 등에 임의적으로 설치한 경우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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