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신소재 '탄소산업' 새 거점 경북] ⑤융복합 탄소성형 클러스터 조성 사업

입력 2015-11-04 01:00:05

5년간 5천억 투자 초대형 국책사업…탄소 부품 국산화 주도

탄소 산업은 철기 시대의 종언을 뜻한다. 모든 소재가 획기적으로 가벼워지고 강도 역시 세지는 것이다. 탄소 소재가 적용되면 풍력 발전도 더 가볍고 강한 소재로 만들어질 수 있다. 사진은 영양군 석보면 맹동산 일대에 들어선 영양 풍력발전기. 매일신문 DB
탄소 산업은 철기 시대의 종언을 뜻한다. 모든 소재가 획기적으로 가벼워지고 강도 역시 세지는 것이다. 탄소 소재가 적용되면 풍력 발전도 더 가볍고 강한 소재로 만들어질 수 있다. 사진은 영양군 석보면 맹동산 일대에 들어선 영양 풍력발전기. 매일신문 DB
김관용 경상북도지사는 지난 4월 경주 힐튼호텔에서 일본 도레이사 닛카쿠 아키히로 사장과 간담회를 열고 향후 도레이사의 탄소 분야 투자를 요청, 긍정적 답변을 얻어냈다. 매일신문 DB
김관용 경상북도지사는 지난 4월 경주 힐튼호텔에서 일본 도레이사 닛카쿠 아키히로 사장과 간담회를 열고 향후 도레이사의 탄소 분야 투자를 요청, 긍정적 답변을 얻어냈다. 매일신문 DB

탄소 소재 산업의 중심지로 떠오르는 경상북도는 도레이첨단소재 등 글로벌 수준의 탄소 소재 관련 연구 역량을 갖춘 기업에다 차부품 산업 등 탄소 소재를 활용할 기업군 등 최적의 탄소산업 환경을 갖추고 있다.

역내 기업들은 열심히 뛰면서 그 나름대로의 연구 성과를 내려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다. 엄청난 비용을 들여야 연구성과를 낼 수 있을 만큼 개발에 많은 돈과 인력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결국 경북 탄소산업의 도약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연구 역량을 키워줄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이런 연장선에서 경북도가 필사의 노력으로 추진 중인 것이 '융복합 탄소 성형 클러스터 조성' 사업이다. 중앙정부 주도로 추진되는 이 국책사업은 5천억원 규모로 탄소산업 부문 연구 역량을 경북으로 모아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북, 탄소 성형 부품 국산화 메카로

경북도가 지난해 10월 중앙정부에 신청했던 '융복합 탄소 성형 부품산업 클러스터 조성' 사업은 올 상반기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대상 사업으로 선정됐다. 일단 '경북도 탄소 클러스터'에 청신호가 켜진 것이다.

이 사업은 내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모두 5천억원(국비 2천175억원, 지방비 255억원, 민자2천570억원)이 투자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구미 하이테크밸리 내(5국가산업단지) 66만1천㎡(20만 평)에 들어서게 된다.

이 사업 대상으로 경북이 결정되면 구미에는 우리나라 탄소산업의 국제 경쟁력 상징이 될 1만㎡(3천 평) 규모의 상용화시험'평가'인증센터와 리사이클링 센터, 탄소복합재 부품기업 집적단지가 만들어진다. 또 종합기술지원은 물론, 전략기술의 국산화를 돕는 시설도 들어온다.

또 구미 하이테크밸리에는 경북도 내 탄소 관련 2천434개 업체가 공동 활용할 수 있는 원스톱(One-stop) 제품 상용화 지원 시스템이 구축돼 탄소산업 대도약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것이 경북도의 구상이다. 중앙정부의 탄소산업 세계 4강(현 8위 추정) 도약 전략에 동참하게 되는 것이다.

◆철기 시대의 종언, 경북이 이끌어낸다

탄소 소재 산업은 초고온에 견디고, 고강도, 고전도성, 내마모성 등 우수한 특성을 갖고 있어 기존 소재의 기술적 한계를 뛰어넘는 21세기 꿈의 신소재로 급부상하는 산업 분야다.

탄소 소재는 철 무게의 4분의 1에 불과하지만 강도는 철의 10배에 이른다. 극한의 물성을 보유한 신소재로 불린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산업 수준은 아직 시작 단계로 미국, 일본, 독일 등 특정 몇몇 나라만이 상용화를 한 상태다. 선제적 기술 개발과 수요 창출에 따른 미래 성장 가능성은 매우 큰 상황이지만 일부 선진국이 기술을 독점하고 있어 시장 진입 장벽이 높은 분야다.

이런 상황이라 시장 전망은 글자 그대로 밝다. 우리나라 시장 규모만 해도 2010년 12조6천억원 규모였지만 5년 후가 되면 46조원으로 불어날 것이 확실시된다. 2020년까지만 봐도 연평균 16%씩 성장이 기대되는 산업 분야인 것이다.

탄소산업은 전'후방 연관 효과가 크기 때문에 유럽을 중심으로 최근 탄소복합재에 대한 관심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이 때문에 부품소재산업의 메카를 꿈꾸는 경북으로서는 포기할 수 없는 사업 분야다.

경북, 특히 구미권이 탄소 성형 부품 클러스터의 최적지로 평가받는 이유는 탄소 소재 세계 1위 기업인 도레이첨단소재(탄소섬유)가 구미에 4천250억원(2015~2021년) 규모 투자를 확정하고 추가 투자 계획까지 잡고 있는 점이 부각된 덕분이다. 게다가 포항의 인조흑연 기업인 이비덴도 클러스터의 파트너사로 투자 유치에 성공, 경북 탄소 성형 부품 클러스터는 그 어느 곳보다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욱이 경북 탄소 성형 부품 클러스터는 탄소섬유를 내건 전북과 공동 협력 사업으로 진행 중이어서 향후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김관용 도지사는 "탄소 클러스터 조성 사업 추진 과정에서 자매결연 광역단체인 경북도와 전북도가 탄소산업 육성에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 상생발전 협력모델을 만들어 냈다는 데 의미가 크다"며, "한반도 '황금허리 창조경제권 구상' 첫 사업 공동 추진으로 산업 교류의 물꼬를 터 동서화합은 물론 국가 탄소산업 동반성장의 새로운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기업들도 힘을 보탠다

경북도는 중앙 및 지방정부 주도에다 지역 내 모든 관련 기업들의 노력을 결집시키기 위해 '지역 탄소산업 육성 100억원 펀드'도 만들고 있다.

국책과제인 '융'복합 탄소 성형 부품산업 클러스터' 사업의 성공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을 밀어주고 끌어주는 협업 체계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경북도는 우선 대구경북권 탄소 소재 기업, 연구원 등을 중심으로 탄소산업 민간발전위원회를 구성한다.

또 참여 기업을 대상으로 탄소산업 육성을 위한 1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키로 했다.

1단계로 내년부터 2020년까지 50억원, 이후 5년간 50억원 등을 각각 모을 예정이다.

참여기업에는 클러스터 내 장비 및 시설 이용 수수료 할인, 교육훈련 우선 참가, 수탁과제 우선 지원 등 혜택을 준다.

경북도는 이미 50여 곳이 넘는 기업이 민간 차원에서 탄소 클러스터 조성 사업에 힘을 보태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했다.

경북도 김상철 신성장산업과장은 "탄소산업이 경북에서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있어야 하지만 무엇보다 기업들의 역할이 크다"며 "유망한 미래 기술을 열심히 연구 개발하는 경북의 기업들이 많아 경북이 글로벌 탄소산업 전진기지로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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