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북 종가음식'은 한식 브랜드 세계화의 보고

입력 2015-10-30 02:00:05

한국의 맛과 멋이 깃든 고유한 종가음식

고택체험과 연계한 관광상품 활용 가능

국내 최고(最古)의 종가음식 조리서인 '수운잡방'(需雲雜方)이 현대적인 한식 브랜드로 거듭나면서 경북의 명품 관광자원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경상북도와 호텔신라가 서울의 호텔신라 한식당에서 수운잡방을 토대로 한식을 재창조하는 '미미정례'(味美情禮) 행사를 열고, 종가음식 상품화와 대중화를 추진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경상북도지사와 미래창조과학부 차관, 지역 국회의원, 수운잡방의 산실인 광산 김씨 설월당 종가의 종손 내외가 참석한 데 이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현장에 나와 깊은 관심을 보여 그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수운잡방은 조선 중종 때 저술한 식품 가공과 조리 방법으로, 안동 사림 종가의 식생활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영양지방 사대부가에서 전하는 한글조리서인 '음식디미방' 보다 100년 이상 앞선 것으로 현재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수운잡방은 음식디미방과 함께 조선시대 경북지역 양반가의 음식을 명품 브랜드로 현대화할 수 있는 귀중한 문화유산인 것이다.

호텔신라에서 열린 행사의 주제인 '味美情禮'에서 보듯이 종가음식은 오래된 전통음식 그 이상이다. 인간과 우주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는 유교 사상과 아름다운 공동체를 지향했던 옛 선비들의 정신이 고스란히 녹아있기 때문이다. 종가음식의 본질에 집중하면서 현대의 요리 기법을 적용해 코스 메뉴로 재탄생시키는 과정에서 이 같은 형이상학적인 가치에도 유념하고 또 널리 홍보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경북 종가음식 고유의 고품격 명품 브랜드 개발이 가능할 것이고, 이를 고택'종택 체험과 연계한 특별한 관광상품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음식디미방의 경우도 영양에 있는 전통한옥체험관에 연간 수천 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다녀가고 있다. 지난 3월 서울에서 연 종가음식 시식회에서도 주한 외교사절과 외국인들이 특별한 한국의 맛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종가음식에는 우리 고유의 맛과 멋, 정과 역사적인 향기가 스며 있다. 한식 브랜드의 세계화를 위해 정부 기관과 경북도 및 해당 시군은 물론 호텔 등 외식업계와 종가 관계자들이 모두 지혜와 역량을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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