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모(41'여) 씨는 얼마 전부터 잦은 두통에 시달리는 일곱 살 난 딸 때문에 고민에 빠져 있다. 아이는 거의 매일 "엄마, 머리 아파"라며 칭얼댔다. 처음에는 꾀병인듯싶어 혼을 내기도 했지만 아이의 증상은 거의 매일 반복됐다. 두통 때문에 토하거나 잠을 못 잘 정도는 아니었지만 누가 머리를 찌르는 느낌이라며 주저앉기도 했다. 윤 씨는 "병원에서는 어린 동생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다고 했지만 아직 정확한 원인은 모르겠다"며 답답해했다.
아이가 머리가 아프다고 칭얼대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아이의 두통을 무작정 꾀병으로 치부하는 건 위험하다. 다른 질환의 신호일 수도 있고, 실제로 만성 두통에 시달리기도 한다.
◆조미료 많이 든 음식 피해야
두통은 아이들에게 비교적 흔하게 나타나는 질환이다. 두통은 7세 미만 소아의 40%, 15세 미만 청소년의 75%가 경험한다. 편두통이나 긴장성 두통 등 일차성 두통이 90% 이상이고, 일부는 뇌신경계 질환이나 뇌진탕, 축농증, 안질환 등 다른 질환이 원인인 이차성 두통이다.
특히 편두통은 7세 미만 소아의 2.5%가 겪는다. 머리 한쪽에서 맥박이 뛰듯 지끈거리거나 욱신거리는 통증이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게 특징. 한 번 시작되면 수 시간에서 72시간 정도 지속되고, 메스꺼움과 구토, 어지러움, 빛이나 소리 등에 민감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두통이 시작되기 전에 눈앞의 일부가 잘 보이지 않는 시각적 이상이나 복통 등의 전조 증상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대개 쉬거나 자면 호전되고, 운동이나 특정 음식과 관련돼 두통을 겪기도 한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가 많지만 특별한 검사나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거의 없다.
긴장성 두통이 오면 머리와 목, 어깨 주변의 근육이 긴장하면서 머리에 띠를 두른 것처럼 조이는 듯한 고통을 호소한다. 피곤하거나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느낄 때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잠을 자거나 긴장을 풀면 대부분 회복된다. 또 치즈나 소시지, 베이컨, 햄, 초콜릿, 튀긴 음식이나 아이스크림, 땅콩, 핫도그 등 편두통을 유발할 수 있는 식품은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차성 두통은 반드시 전문의 진료 받아야
문제는 외부로부터의 충격이나 감염, 혈관 질환, 뇌신경계 이상으로 인한 이차성 두통이다. 이 경우 두통이 수일에서 수주까지 호전과 악화가 반복되다가 점차 악화된다. 또 토하거나 식욕이 줄고, 체중 감소, 의식이나 성격의 변화, 시력 약화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통증으로 인해 잠에서 깨거나 아침에 일어나도 두통이 계속되는 경우도 있다.
두통은 감기나 충치나 치아의 부정교합에 의해서도 생긴다. 책이나 텔레비전을 가까이에서 보면서 두통을 호소하면 시력저하나 고도 근시, 난시 등의 안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기침을 열흘 이상 하거나 누런 콧물이 지속되고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두통을 호소한다면 축농증이 원인일 수 있다. 뇌진탕 등 충격으로 인한 두통은 불안과 만성피로, 기억력 감퇴, 성격변화 등을 동반한다. 심한 두통이 수초 또는 수분 만에 최고 강도에 도달하는 경우, 심한 운동 직후의 두통, 목 아래나 어깨 사이로 퍼지는 통증 등도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이계향 대구가톨릭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소아 두통은 대부분 특별한 검사나 치료가 필요 없는 일차성 두통이지만 일부는 심각한 뇌 속 질환이 원인일 수 있으므로 아이가 잦은 두통을 호소한다면 진료를 받아 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 심하고 지속적인 두통이 시작 후 수초 혹은 수분 내에 최고 강도에 도달할 때
- 전에 경험한 적 없는 심한 두통
- 폐렴이나 부비동염(축농증) 등 머리가 아닌 부위의 감염증과 동반된 두통
- 의식이나 인격에 변화가 오거나 손발이나 신체의 마비를 동반하는 경우
- 심한 운동 직후의 두통
- 목 아래나 어깨 사이로 퍼지는 통증
- 5세 이하 어린이에게 새롭게 나타난 두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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