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딤프 10년 성과와 과제] (하)

입력 2015-10-26 02:00:01

원아시아 마켓 노리는 '비즈니스 場' 선도해야

7회 딤프어워즈 대상 수상작이며 딤프의 창작 지원을 받은 대구산 뮤지컬 사랑꽃. 매일신문 DB
7회 딤프어워즈 대상 수상작이며 딤프의 창작 지원을 받은 대구산 뮤지컬 사랑꽃. 매일신문 DB

#국내 시장만으론 성장 한계

#작품 시연·평가 쇼케이스 역할

#폭발적 성장 중국 진출

#동남아 아우르는 마케팅 필수

딤프가 추구하고 있는 궁극적인 목표는 '한국 뮤지컬을 선도하는 축제'다. 이미 딤프는 '한국을 뉴욕 브로드웨이가 있는 미국과 런던 웨스트엔드가 있는 영국에 이은 세계 제3의 뮤지컬 시장으로 만들어간다'는 기치를 내걸고 있다.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의 공통점은 동전의 양면일 수 있는 상업성과 작품성을 갖춘 뮤지컬 작품들이 꾸준히 무대에 오르며 크고 작은 이슈를 만들고, 이를 좇아 꾸준히 모여드는 수많은 뮤지컬 관계자 및 관람객들의 존재다. 앞으로 딤프가 참고할 부분이다.

◆국내 뮤지컬 시장 선도는 기본

축제든 연말 시상식이든 대규모 행사가 여럿 있는 영화제와 비교하면, 현재 성장세인 뮤지컬을 다루는 행사는 많지 않다. 더구나 1995년부터 시작된 '한국뮤지컬대상'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개최가 불투명하고, 2007년부터 시작된 '더 뮤지컬 어워즈'는 지난해와 올해 모두 수상자만 발표하고 시상식은 열지 않는 등 유명무실해졌다. 2012년부터 시작된 서울뮤지컬페스티벌 정도가 그나마 딤프와 함께 열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쯤에서 딤프에 다양한 주제로 '사람', 즉 국내 뮤지컬 인력을 모으는 전략이 요구된다. 올해 9회 딤프는 새 공연 라인업으로 눈길을 끌었다. 울산의 '태화강'과 영주의 '정도전' 등 지방자치단체 창작뮤지컬들을 공연한 것이다. 대구시와 딤프가 공동제작한 '투란도트'까지 합쳐 지자체 뮤지컬 3개 작품이 관객들과 만났다. 앞서 딤프는 전국 각 지자체에서 활발하게 제작하고 있는 창작뮤지컬을 계속 무대에 올리며 지자체 뮤지컬의 창구로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딤프의 또 다른 입지를 창출하고, 외부 관람객을 모으며, 전국 뮤지컬 제작 인력과의 교류의 장도 만드는 등 다양한 순기능이 기대된다.

딤프는 그동안 신진 뮤지컬 인력을 꾸준히 모아왔다. 1회 때부터 매회 수 편씩 국내 창작뮤지컬 작품을 대상으로 창작 과정부터 실제 공연은 물론 상품화까지 지원해왔다. 딤프가 창작을 지원한 총 42편의 작품 중 '마이 스케어리 걸'(2008)과 '스페셜 레터'(2010)는 뉴욕 뮤지컬 무대를 맛보기도 했고, 대구산 '사랑꽃'(2013)은 7회 딤프어워즈 대상을 받은 후 대구는 물론 서울, 중국, 일본 등의 무대도 밟으며 제작 극단인 맥씨어터의 대표 레퍼토리로 자리 잡았다. 가장 최근으로는 올해 지원작 '지구 멸망 30일 전'이 흥행성을 인정받아 서울 대학로에서 연말까지 공연을 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딤프의 창작뮤지컬 지원은 후발 행사인 서울뮤지컬페스티벌도 벤치마킹해 시행하고 있다. 대구의 한 뮤지컬 관계자는 "딤프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창작뮤지컬 산파다. 또 부대행사로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을 열며 전국의 뮤지컬 꿈나무들도 딤프로 모으고 있다"며 "수혜를 받은 뮤지컬 인력을 딤프의 인맥으로 구성하고 한국 뮤지컬계로부터 공로를 인정받는 등 그간의 시도와 성과를 딤프의 무형자산으로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중·일 원아시아 마켓 허브로 나서야

요즘 국내 뮤지컬계의 화두는 한국,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아우르는 '원아시아 마켓'이다. 지난해 딤프가 개최한 '창작뮤지컬 국제 심포지엄'과 올해 제4회 서울뮤지컬페스티벌에서 열린 국제콘퍼런스에서도 다뤄진 이슈다. 내용은 이렇다. 한국 뮤지컬은 한국 시장만으로는 먹고살 수 없다. 따라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 진출하고, 해외 라이선스 작품이 대다수인 일본 시장에서도 지분을 늘려나가며, 동남아시아도 차기 시장으로 전략을 짤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뮤지컬은 영화 같은 영상물이나 K-POP 같은 음악처럼 그대로 선보이기보다는 현지에 맞게 작품을 수정하는 '현지화'가 필수적이다. 서울의 한 뮤지컬 관계자는 "영미권과 달리 아시아 시장은 다양한 언어의 국가로 나뉘어 있다. 문화도 정서도 지역마다 가지각색이다. 그래서 뮤지컬을 총괄하는 프로듀서부터 한국과 현지의 협업이 중요하고, 배우 등 제작진도 긴밀하게 섞일 수 있어야 한다. 현지화는 공연 제작은 물론 마케팅까지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원아시아 마켓을 노리는 작품 및 관계자들이 모이는 비즈니스의 장을 딤프가 주도해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사람이 모이는 것은 물론, 작품의 시연 및 평가도 이뤄지는 쇼케이스 역할도 맡을 수 있다는 얘기다. (큰 의미의) 원아시아 마켓 진출을 모색하는 (작은 의미의) 딤프 마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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