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대구의 발전 방향

입력 2015-10-23 01:00:09

대구는 국가가 어려울 때 이를 극복하는 데 시민들 스스로 앞장서 이겨내 온 자랑스러운 도시이다. 일제강점기 국채보상운동을 통한 국권회복운동의 발상지이고 6·25전쟁 때는 낙동강 방어선을 굳건히 지켜내었고 섬유산업을 발전시켜 전란 후 국가 재건에 앞장섰으며 2·28 대구학생 민주화 운동을 일으켜 민주주의를 수호했다.

또한 대구는 많은 장점을 가진 도시이다. 도심을 동서로 관통하는 10차로 이상의 도로와 방사상 구조의 촘촘한 도로망, 철도망, 항공망, 도심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물길까지 최적의 인프라를 갖췄다. 게다가 대구 시내와 근교에만도 20여 개의 대학이 위치하고 있는 교육의 도시이다.

그런 자랑스러운 도시의 위상이 나날이 추락하고 있어 대구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한탄스럽기도 하다. 전임 김범일 시장 재임 시절부터 대구라는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많은 준비와 시도가 있었고 현재도 진행 중이다. 그 덕분에 대구시의 부채도 많이 감소되고 패션도시, 메디시티, 솔라시티 등 다양한 이미지를 구축해 가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청년층의 발길을 돌릴 만큼의 브랜드를 완성해 내지는 못했다 할 것이다.

전임 시장이 뿌려둔 여러 브랜드의 씨앗이 싹을 보이고 있다고 그 싹에만 얽매이지 않는 권영진 시장의 신산업 정책은, 될성부르지 못한 싹은 과감히 솎아 내고 장기적으로 대구를 대표하고 이끌고 나갈 산업을 모색해 내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 할 것이다. 사물 인터넷(IoT) 산업, 물과 청정에너지 산업 등 장기적으로 대구 브랜드가 될 수 있는 신산업의 신중한 육성 정책에 박수를 보낸다.

또한 국가산업단지 조성, 도청 이전터 개발, 삼성경제혁신센터 건설, 동대구역세권 개발, 외곽순환도로 건설, 검단들 개발 등 대구의 밑그림이 아니라 틀을 바꿀 굵직한 개발 사업들이 줄줄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이러한 개발 사업의 성패 또한 대구의 앞날을 좌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굵직한 개발 사업만 이루어진다고 좋은 일자리가 완성되지는 않는다. 즐거운 휴식처와 안락한 주거지, 행복한 즐길 거리가 뒷받침되는 진정한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예술가와 문화예술 분야의 풍부한 인력들이 자생적으로 공연할 수 있도록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할 것이며,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등과 같은 공연문화를 더욱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외곽순환도로 건설을 앞당겨 앞산·팔공산 등 산악명소와 금호강·낙동강변 연계를 통한 도심 관광산업 활성화 정책을 추진한다면 시민들에게 즐거운 휴식처를 제공할 수 있다. 인구는 감소하고 있지만 가구수는 증가하는 현실을 반영해 공동화되어가는 중'남구 지역을 새로운 소규모 주거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면 안락한 주거지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대학이 많은 대구의 특성을 십분 활용하여 1인 기업에서 출발하여 강소기업이 될 때까지 젊은 1세대가 사업을 확장시켜 나갈 수 있는 흐름에 따라 순차적으로 입주할 수 있는 공간(창업보육 벤처타운에서 중소기업 산업단지까지)을 마련하고, 더불어 K2비행장 이전과 밀양 국제공항 건설과 같은 장기 대형프로젝트를 완성해야 한다.

권영진 시장 취임 후 행정의 속도가 빨라졌으며 '월드클래스 300'에 수도권 다음으로 대구가 많은 업체를 진입시켰고 그간 지지부진하던 대구의 개발 사업들도 속도를 내고 있음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 대구시와 대구시민이 하나 되어 기업하기 좋고 살고 싶은 도시, 젊은이들이 머물고 싶고 다시 돌아오고픈 도시를 만들어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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