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도박 의혹'…KS는 어떻게] 외부서 날아온 도박 파문, 형님 리더십 통할까

입력 2015-10-22 01:00:04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이 21일 오후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에서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작은 사진은 21일 오후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에서 팀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이 21일 오후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에서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작은 사진은 21일 오후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에서 팀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디펜딩 챔피언' 삼성 라이온즈가 26일 7전 4승제의 한국시리즈에 돌입한다. 목표는 당연히 통산 9번째 우승이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불미스러운 일로 핵심 투수 3명이 그라운드를 밟지 못하는 탓이다. 물론 삼성이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한 번 정상에 오른다면 이 모든 과정은 '가을의 전설'을 위한 복선으로 기록될 것이다.

◆맞상대 누가 편안할까

아직 삼성의 한국시리즈 파트너는 정해지지 않았다. 정규시즌 2위 NC와 3위 두산의 플레이오프 승자는 3경기를 소화한 현재로선 예측하기 어렵다. 다만 삼성은 올해 페넌트레이스에서 두 팀을 모두 11승 5패로 압도,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가질 만하다.

정규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평균자책점 1위(4.26)인 NC는 마운드가 강했다. 다승왕 해커(19승 5패)를 필두로 손민한(11승 6패), 이재학(10승 8패), 이태양(10승 5패) 등 10승 투수가 4명이다. 마무리 투수의 블론세이브 역시 11차례에 그쳐 이 부문 최소 1위인 삼성의 10차례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다만 이들의 삼성전 성적은 좋지 않았다. 해커가 2승 2패, 손민한이 1패, 이재학이 1패만 기록했다.

두산은 두 자릿수 승리를 챙긴 선발투수가 유희관(18승 5패), 장원준(12승 12패) 등 단 2명뿐이지만 더스틴 니퍼트(6승 5패)가 버티고 있다. 올해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완봉승을 거두기도 한 니퍼트는 삼성과의 경기에서 유난히 강한 모습을 보여 '천적'으로 불린다. 여기에다 이현승'진야곱'함덕주 등 두산 불펜 투수들이 대부분 좌투수인 것도 좌타자를 많이 보유한 삼성으로서는 부담스럽다.

타격의 경우 삼성이 팀 타율 1위(0.302), 두산이 3위(0.290), NC가 4위(0.289)였다. 득점권 타율 역시 삼성이 1위(0.311)인 가운데 NC(0.293), 두산(0.287)도 나쁘지 않았다. 기동력과 수비에서는 NC가 도루 1위(204개), 최소 실책 1위(83개)로 가장 앞섰다.

◆1차전이 분수령

사실 통계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상황'이다. 단기전 승부에서는 정규시즌 성적이 종종 의미를 잃고는 한다. 삼성으로서는 어느 팀이 되든 간에 진을 많이 빼고 한국시리즈에 올라오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1982년 원년 이후 17번째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삼성의 가장 큰 장점은 정규시즌을 마치고 나서 충분한 휴식시간을 가졌다는 점이다. 한국 프로야구는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13년 연속으로 정규시즌 우승팀이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팀을 재정비할 시간을 벌 수 있는 게 정규시즌 우승 프리미엄인 셈이다.

특히 올해는 1차전이 갖는 의미가 훨씬 커질 전망이다. 주전 투수 3명이 빠진 위기 탓이다. 방망이 싸움에서 압도하지 못하면 승산이 낮을 수밖에 없다. 타자들이 1차전부터 상대 투수를 효율적으로 공략해줘야 허약해진 마운드에도 다시 한 번 우승을 노릴 수 있다. 삼성은 사상 유례없는 '투저타고' 현상이 나타났던 지난해 정규시즌에서 0.301의 높은 타율을 기록했지만 한국시리즈에서는 0.216에 그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에 비해 플레이오프 승자는 크게 오른 사기가 최대 무기이다. 정규시즌 3위 두산은 이미 준플레이오프에서 넥센을 3승 1패로 물리쳤고, 플레이오프에서 NC마저 뛰어넘는다면 2년 전 삼성에 당한 패배의 설욕을 노릴 만하다. 역대 32차례의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 승리 팀은 모두 24번 왕좌에 올랐다.

◆류중일 감독, 위기 극복할 수 있을까?

삼성은 1985년 전'후기 통합 우승으로 시리즈를 스스로 무산시켰던 점을 감안하면 프로야구 34년 동안 절반 이상을 챔피언 결정전에 올랐다. 국내 어느 구단도 갖지 못한 대기록이다. 삼성은 2002년, 2005'2006년, 2011~2014년 등 지금까지 7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류중일 감독 역시 다른 지도자들이 누리지 못한 영광을 눈앞에 두고 있다. 사상 첫 한국시리즈 5년 연속 제패다. 더욱이 그는 2011년 감독 취임 이후 한 번도 1위를 놓치지 않으며 역대 최소 경기 400승을 달성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가혹하다. 어쩌면 그에게 평생 잊지 못할 한 해가 될지도 모른다. 친근함을 앞세운 '형님 리더십', 믿음과 배려를 강조하는 '어머니 리더십'으로 '삼성 왕조'를 구축했지만 공든 탑이 한꺼번에 무너질 수도 있다. '이가 없어 잇몸 야구를 해야 한다'는 류 감독의 어깨가 무거워 보인다.

삼성은 씻을 수 없는 치욕을 한국시리즈에서 겪은 바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게 한국시리즈 팀 최다 연패 기록인 12경기 연속 패배다. 삼성은 1986년 해태에 1승 1패 뒤 3경기를 모두 내준 뒤 1987, 1990년 해태와 LG에게 연거푸 4연패를 당했고, 1993년 해태와의 1차전까지 패배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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