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자: 그대는 디오게네스를 어떤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습니까?
플라톤: 미친 소크라테스다.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우스, 368쪽, 전양범 옮김, 동서문화사-
인간에게 기억이란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기억이 정확하지 않거나 기억을 잃어버린 증상을 우리는 기억상실증 또는 치매라고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멀쩡하던 기억이 왜 없어지는가? 아니면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가? 오늘은 기억에 대해서 간단히 이야기해보자. 인간은 기억을 관장하는 해마라는 조직을 뇌에 가지고 있다. 이 해마에 문제가 오면 기억에 문제가 생긴다. 물론 이것은 물리적 조직손상에 해당하는 말일 것이다. 그러나 이런 어려운 얘기는 머리만 아파지니 술집에서 전문가를 모셔서 대충 들으면 된다.
다시 돌아가서, 지난주에 시간과 공간 때문에 기억이라는 것이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이 시간과 공간이라는 단어를 바꾸어 이야기하면, 바로 내가 살아왔던 것과 내가 살아가는 것으로 바꿀 수 있다. 다른 말로 나의 생활환경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 라는 말이다. 기억을 잘 잊어버리는 사람과 기억을 잘 잊어버리지 않는 사람, 두 사람을 두고 이야기를 해보자. 잘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기억을 잊어버리고 싶어 하는 사람, 다른 말로 어렵게 인생을 살아온 사람들이다. 그 반대인 기억을 잘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삶 속에서 행복한 시간들이 많아서 행복을 오랫동안 간직하는 가운데 기억을 활성화시키면서, 그 기억을 잘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바로 여기에서 문화의 중요성이 드러난다. 그 사회의 문화가 잘 놀고 즐거운 문화이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삶 속에서 잘 놀았던 기억을 유지시켜 가는 가운데 자신의 기억능력을 활성화시킨다. 이 말을 확대하면 복지의 차원으로까지 넘어간다. 복지라는 것은 단순히 의료시설이나 환경개선 사업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세계보건기구헌장에 보면, 건강이란 단지 질병이나 질환이 없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신체적'정신적 그리고 사회복지 면에서 완벽한 상태를 말한다. 여기에서 정신적 그리고 사회복지 면에서라는 문장을 주목해보면, 우리의 기억에 관한 부분이 나온다. 바로 즐겁고 행복한 기억을 위해서 즐겁게 즐길 수 있는 문화가 있어야 한다. 다시 이야기하자면 문화라는 것은 인간이 살아가는 환경을 지칭한다. 그리고 이 문화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을 일반적으로 우리는 예술가들이라고 부른다. 예술은 복지에서 빠질 수 없는 매우 중요한 인간의 활동이다. 미래의 복지예산 중 치매노인요양 비용을 줄이고 싶은가? 지금, 바로 예술의 노는 부분에 투자하라.
다시 맨 위의 대화를 보자. '미친 소크라테스'라는 사람들을 현재 우리는 주위에서 너무도 많이 접할 수 있다. 바로 예술가들인 것이다. 그들은 매일 인간의 즐거운 기억을 위해서, 우리가 살아가는 생활 속 사회복지를 위해서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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