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이미지 값 인상 효과, 덜 알려진 업체 쓰지 말라" 달성군 억지 민원 잇따라
'아파트 이름이 뭐길래….'
초등학생 자녀를 둔 워킹맘 박인숙(37) 씨는 최근 학교 참관수업에 갔다가 속이 상했다. 박 씨는 "입주연도와 아파트 규모 면에선 별다른 차이가 없는 데도 중소기업이 시공한 아파트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무시당하고 따돌림을 받는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대구 달성군 세천지구에 들어선 A아파트 단지는 입주민과 건설사 사이에 작은 소동이 벌어졌다. 아파트 이름을 1군 브랜드로 바꿔달라는 주민 민원이 끊이지 않았던 것.
시공사 측은 "주민들이 상호가 비슷한 대기업 건설사를 들며 그 회사가 쓰는 아파트 이름으로 교체해 줄 것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어서 난감하다"고 했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는 속담이 아파트 시장에서 고스란히 재연되고 있다. 아파트 브랜드는 가격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는 데다 입주민의 품격(?)까지 재단하는 듯한 웃지 못할 일들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분양 전문가들은 "브랜드가 좋을수록 가격이 잘 떨어지지 않고 많게는 10% 선까지 시세에 반영되고 있다"며 "명품 가방을 선호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했다.
달성군 대우푸르지오와 북구 브라운스톤 아파트도 비슷한 경우다. 대구도시공사와 LH가 사업주체지만 자체 브랜드 대신 시공사인 대우건설과 이수건설의 이름이 붙었다.
이런 현상은 2000년 들어 본격적으로 일기 시작했다. 1990년대는 현대아파트, 대림아파트, 삼성아파트 등 건설사 이름이 곧 아파트 브랜드였다. 하지만 건설사들이 아파트 고급화 전략을 구사하면서 차별화된 브랜드가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대림산업이 불을 댕겼다.
아파트의 프리미엄 전략에서 기존 아파트 이름이 새 이름으로 바뀌는 경우도 많았다. 토종 건설사인 태왕은 과거에는 리더스와 고급 이미지인 아너스를 동시에 선보였지만 리더스 주민들이 크게 반발했고 현재는 아너스만 쓰고 있다. 롯데건설의 롯데캐슬도 함께 사용해 왔던 낙천대와 롯데캐슬에서 현재는 낙천대를 버리고 캐슬 이미지만 선보이고 있다.
김대엽 대구경북부동산마케팅협회 회장은 "동일한 입지의 경우 브랜드에 따라 아파트 가격이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차이가 날 수 있는 만큼 인지도 높은 브랜드 선호 현상은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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