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행사 줄줄이…대구 지자체 '그들만의 축제'

입력 2015-10-15 02:00:01

상당수 특색없이 중복, 예산 낭비…전문가 "알찬 콘텐츠 구성 필요해"

가을철에 접어들면서 대구 곳곳에서 축제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 4월 메르스 사태로 봄 축제가 연기되면서 올가을 축제가 예년보다 더 많아진 때문이다. 하지만 상당수 행사가 전시성 위주거나 특색 없는 중복 행사여서 예산만 낭비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북구청은 올해 축제 통폐합을 추진한다고 밝혔지만 이달 '금호강 바람소리길 축제'를 열었음에도 불구하고 '북구사랑 마라톤 대회' '칠성종합시장 Good페스티벌' '경로체육대회' '지역복지박람회' 등을 잇따라 개최할 예정이다. 달서구는 14~16일 '시니어 힘 모으기 축제'에 이어 곧바로 17, 18일 '웃는 얼굴 큰 잔치'를 연다. 서구청의 경우 이달 6일부터 25일까지 6개의 크고 작은 축제가 열린다. 4일에 한 번 열리는 꼴이다.

중구에서도 이달 '서문시장축제'와 '대국화교중화문화축제' '봉산미술제' '김광석 나의노래 다시부르기' 등 총 4개의 축제가 치러진다.

이 중 상당수 축제가 유사한 성격을 갖고 있는 데다 동시다발 축제로 인한 방문객 분산으로 '우리들만의 행사'로 변질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 전문가는 "축제는 제대로 된 콘텐츠를 가지고 심도 있게 구성하지 않으면 의미 없는 행사로 전락할 수 있다"며 "준비위원회 등 전문가가 없는 축제들은 어설픈 행사가 될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게다가 축제 남발이 예산 낭비로 이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행정자치부 자료에 따르면 2013년 대구시는 13개의 대표축제에 118억7천351만원의 예산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축제를 통해 거둔 수익은 21억1천273만원에 불과해 예산을 낭비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축제 전문가는 "축제는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후관리가 반드시 진행돼야 한다"며 "별다른 파급 효과 없이 먹고 마시는 일회성 행사들은 진정성 있는 축제 발전에도 걸림돌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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