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 2% 부족한 사람들의 아름다운 세상

입력 2015-10-08 01:00:05

알렉산드로스 대왕: 나는 알렉산드로스 대왕이다.

디오게네스(시노페): 나는 개(犬)인 디오게네스이다.

알렉산드로스 대왕: 그래! 그럼, 당신은 어떤 행동을 했기에 개(犬)로 불리는가?

디오게네스(시노페): 무언가를 주는 사람들에게는 꼬리를 흔들고, 주지 않는 사람에게는 짖어대고, 나쁜 자들은 물어뜯기 때문이다.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오스(그리스 철학자 열전 중)

일반적으로 사람들을 만나면 상대방에 대해서 "너는 뭔가 부족해" 또는 "다 좋은데 이게 안 좋아!"라는 식의 표현을 상대방에게 잘 되라는 의미에서 충고한다. 그러면서 충고가 서로의 인격을 얼마나 죽이는지는 생각을 못한다. 마치 서로 인격을 침범하고 상대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것이 사랑의 표현인 것처럼 말을 한다. 이러한 충고란 대부분 자신의 부족함을 감추고 자신이 상대보다 낫다는 것을 윽박지르기 위해 하는 말이다. 더욱이 요즘의 충고는 '칼을 들었지만 사랑으로 들었다'는 표현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100% 완벽하게 살 수 없다. 아니 100%라는 표현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신이 아닌 인간이 어떻게 100%, 즉 완벽하다는 말인가?

현재 대구에는 드러나지는 않아도 많은 문화가 존재한다. 문화란 인간의 생활양식이다. 대구 문화의 다양성을 죽이는 것이 바로 2% 부족함에 대한 비난 또는 좋은 말로 비평이고 충고인 것이다. 모든 인간의 활동은 2%가 아닌 수십%의 부족으로 이루어진다. 이 부족함이야말로 인간의 보편성이며 인간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명확한 지표이다. 100%의 인간으로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문화가 생활양식을 대표한다면 당연히 부족함이라는 것도 인정되어야 할 부분이다. 그리고 이 문제를 극복하는 것이 대구 문화의 방향이다. 그리고 이 극복은 자신의 모습을 먼저 인정하고 남을 인정하는 것이다.

앞에 제시한 철학자 디오게네스와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대화로 돌아가 보자. 대구에서 문화와 예술 활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대구는 어떤 역할을 했는가? 바로 문화의 도전자들인 예술가들을 물어뜯는 개(犬)로 만들지는 않았는지 확인해보자. 그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최고가 되고 싶어 하지만 대구를 떠나기 싫고 대구를 버리지 못해 머무르는 사람들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 2% 부족한 예술가들에게 대구의 문화를 바꿀 기회를 주고 그 부족함을 극복하도록 힘이 되어주며 지원을 해주는 것이 바로 대구를 위한 길이 아닐까?

사람들의 말을 빌리자면 대구는 현재 아무것도 없는 도시이다. 청년들은 떠나고 신생아는 부족하다. 이런 대구를 살리는 길이 바로 문화의 융성을 통한 상품으로써 '문화 대구'를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문화의 기초인 예술과 철학을 통해서 새로운 '문화 대구'를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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