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본부 "경영 적자" 이유 1년 만에 주말 택배 재개
"평소에도 힘든데 토요일까지 일하라니…."
격무에 시달리는 집배원들이 1년여 만에 다시 토요일 택배 업무까지 떠안으면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대구에서 집배원으로 근무하는 김모(45) 씨는 지난해 8월 처음으로 '인간다운 삶'을 살았다고 말한다. 김 씨는 "지난 1년간 토요일마다 가족들과 나들이를 갔다. 일이 힘들어도 주말을 오붓하게 가족과 보낼 수 있어서 참을 수 있었고 한편으로 흐뭇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달 10일부터 다시 토요일에 일해야 한다는 방침에 하루하루 한숨만 늘고 있다.
우정본부는 지난해 8월 집배원들의 노동조건 개선과 주5일제 정착 등을 위해 중단한 토요일 택배를 재개한다. 이유는 경영 적자다. 우정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 사이 우편사업에서 연평균 434억원 적자가 났고, 토요일 택배 중단 이후 물동량이 월평균 15% 감소했다. 집배원들은 지난 6월부터 토요일 택배 재개에 반발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집배원들은 평소 강도 높은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2013년 노동자운동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집배원들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이 일반 정규직 노동자(42.7시간)보다 20시간 이상 많은 64.6시간이었다. 특히 설'추석'선거기간 등 우편물 집중기간에는 하루 15.3시간, 주당 85.9시간의 살인적인 노동을 버텨야 한다.
우편 물량 감소로 집배원 수는 줄어들고 있지만 신도시나 신규입주 아파트 등 업무 구역은 오히려 늘고 있다. 현재 대구는 2천여 명의 집배원이 있는데 1인당 약 434가구를 맡고 있다.
대구의 한 집배원은 "맡은 구역에서 아파트가 새로 들어선다고 인력이 보충되진 않는다. 그만큼 많이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아파트가 들어서면 겁부터 난다"고 말했다. 그는 "집중기간은 아예 온종일 커피 한 잔 마실 시간조차 없다. 아내가 준비해준 주먹밥을 틈틈이 먹으면서 일하다 귀가하면 자정이 훌쩍 넘는다"고 했다.
이런 노동강도는 집배원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2012년 기준 집배원의 산업재해율은 2.54%로 전체 노동자 산업재해율(0.59%)의 4배나 된다. 또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1천546명의 집배원이 업무상 재해를 당해 이 중 26명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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