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군인체육대회] 반칙 없는 경기·상이군인 투혼 '감동의 물결'

입력 2015-10-07 01:00:09

절반 가까운 대회 치렀지만 옐로·레드카드 한 건 없어

5일 문경시 국군체육부대 메인스타디움에서 열린 육상 남자 상이군인 A등급 100m 결승전에서 선수들이 투혼의 역주를 펼치고 있다. 대회조직위 제공
5일 문경시 국군체육부대 메인스타디움에서 열린 육상 남자 상이군인 A등급 100m 결승전에서 선수들이 투혼의 역주를 펼치고 있다. 대회조직위 제공

"세계군인체육대회 경기에서 선수들이 반칙하는 장면을 못 봤어요. 다른 국가대항경기는 옐로카드나 레드카드가 쏟아지는데, 정말 페어플레이의 정석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구기종목 관람객들)

"군인대회에 출전한 상이군경들이 자신의 불편함을 의식하지 않는 투혼을 보고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육상경기 관람객들)

117개국 7천여 명의 군인선수들이 24개 종목에서 열전을 펼치고 있는 2015 경북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 현장은 경기 결과와 메달 획득과 관계없이 정정당당한 스포츠정신과 불굴의 군인정신이 함께하는 새로운 감동을 관람객들에게 선사하고 있다.

특히 불편한 몸을 이끌고 출전한 상이군경들의 도전정신과 인간승리는 관람객들에게 감동적인 휴먼드라마를 제공하고 있다.

다른 국제대회에서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현상들이다.

◆반칙 없는 세계군인체육대회

대회 4일째 절반 가까운 경기 일정을 소화한 가운데 대회조직위는 6일 현재까지 구기종목과 개인전 등에서 옐로 및 레드카드가 발생한 경기는 단 한 경기도 없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국제대회 경험이 많은 국제심판진들은 "우발적인 반칙은 종종 보이지만 다른 대회처럼 고의적인 반칙으로 인해 옐로카드나 레드카드를 제시할 만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며 "아마도 잘 훈련된 군인 선수들이 일반 선수들에 비해 스포츠정신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이 같은 페어플레이는 이번 대회의 큰 특징이 되고 있다.

경기 수준도 높고 페어플레이가 돋보이는 이번 대회는 우리나라에서 열린 국제스포츠대회 사상 가장 반칙이 적은 대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감동의 드라마 제공하는 세계군인체육대회

지난 5일 문경 국군체육부대 메인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 상이군인 100m 결승전.

전투에서 포탄을 맞거나 사고를 당해 신체 일부를 잃은 각국 군인 16명이 출전해 승부를 겨뤘다.

출전 선수를 장애별로 4등급(A, B'C, D)으로 나눠 치러졌는데 A등급엔 무릎 아래 다리 장애가 있는 선수가, B'C등급은 무릎 위 다리 장애가 있는 선수와 상체에 장애가 있는 선수가 각각 포함됐다. D등급엔 휠체어 경기에 참가하는 선수들이 모였다.

이들에게도 경기 순위에 따라 메달을 주지만 총 메달 집계에는 포함되지 않는 비공식 메달이다.

그러나 상이군인들의 레이스는 공식 경기 못지않은 박진감과 감동을 자아냈다. 의족이나 의수를 한 것이 무색할 정도였다. 덴마크 선수는 다리에 착용한 의족에 문제가 생겨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중도에 포기하지 않는 투혼을 보여주었다.

두 다리를 모두 잃어 휠체어 경기에 참가한 4명의 선수도 온 힘을 다해 휠체어를 몰아 결승선을 통과했다.

관중석에서는 큰 응원의 함성이 쏟아졌으며 순위에 관계없이 모든 선수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경기 결과 A등급에서는 미국 육군 로버트 브라운(32'오른쪽 무릎 아래 절단) 하사, B'C등급에서는 프랑스 알랭 아칵포(31'오른쪽 팔꿈치 아래 절단) 선수, D등급에서는 미국 해병 이반 시어스(25'양쪽 무릎 위 절단) 병장이 금메달을 차지했다.

D등급 휠체어 경기에서 16.25초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시어스 병장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2008년 해병에 자원입대해 군 생활을 하다 20세이던 2010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작전 중 급조 폭발물(IED)이 터져 두 다리를 잃었다.

그는 "부상당한 다른 사람들과 운동을 통해 경쟁하면서 많은 위로를 받았다"며 "운동은 삶의 원동력"이라고 했다.

그는 또 다른 장애인들에게 "어떤 일이 있더라도 절대 포기하지 말고 자신의 길을 걸어가라"고 당부했다.

김교성 대회조직위 사무총장은 "참가선수들이 메달을 정정당당하게 따려고 하고 상이군경들은 투혼을 발휘해 뜻밖의 감동을 관람객들에게 선사하고 있다"며 "이번 대회를 계기로 이 대회가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국가 차원의 큰 이벤트로 정착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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