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에는 삼계탕 바다에는 해물탕'이란 말이 있다. 해물탕은 시원한 맛에 먹는 음식이지만, 영양가만큼은 삼계탕 못지않은 보양식이란 의미에서 하는 말일 게다. 해물탕에는 냄비가 좁아 보일 정도로 해산물이 가득 들어간다. 마치 바다를 통째로 가져온 듯한 비주얼을 연출한다. 이것만으로는 삼계탕과 비교할 수가 없다. 해물탕에는 힘 좋기로 소문난 문어가 떡하니 올려진다. 싱싱한 문어는 몸부림을 치며 탈출을 시도한다. 이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저걸 먹고 나면 힘이 솟구치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애석하게도 우리는 해물탕을 먹으며 기운이 북돋워지는 걸 느껴본 적이 드물다. 그런데 대불 배드민턴 동호회원들이 살아있는 해물탕으로 기운이 솟구치게 하는 곳이 있다고 알려왔다. 살아 숨 쉬는 맛을 비준단다('보여 준단다'의 경상도 사투리). 그 맛을 함 비~도!(한번 보여 줘).
◆해물, 살아있네~!
비도생해물탕의 특징은 살아있는 해산물이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전복, 키조개, 문어, 게 등 각종 해산물 중에 살아있지 않은 재료가 들어가는 법이 없다. 비도생해물탕 김종수'김미자 부부 대표도 이 점을 자랑스러워한다.
김미자 대표는 "해물탕 식당 중에 냉동 재료를 쓰는 곳이 많다. 그런데 우리 집에서는 전복은 완도, 문어는 남해 돌문어, 키조개는 대천에서 매일 생물로 공수해 온다"고 말했다.
두 부부 대표는 해물탕 식당만 7년째다. 그동안 생물만 고집해왔다. 그래서 원하는 만큼 해산물이 채워지지 않을 때도 있었고, 다른 해물탕 식당보다 음식값도 다소 비싸서 "왜 이리 비싸냐?"는 말도 들었다. 지칠 법도 하고 냉동 재료를 쓰고 싶을 법도 하다. 이런 고집이 통했을까? 단골도 이제는 살아있는 맛을 기꺼워한다.
대불 배드민턴 동호회원 박정숙(43) 씨는 "이 집 장점은 신선한 해물이 푸짐하게 들어간다는 점이다. 특히 통문어는 살이 탱글탱글한 게 일품이다"고 했다.
같은 동호회원인 박순분(50) 씨는 "다른 해물탕 식당에는 전복이 들어가도 구색용으로 몇 개 들어가는 게 전부다. 여기는 3인 상이면 살아 꿈틀대는 전복이 3개, 4인 상이면 4개가 들어간다. 이렇게 싱싱한 해물을 푸짐하게 먹고 나면 다른 걸 못 먹을 정도다"고 말했다.
◆"친절도 살아있네~"
"사장님이나 직원들이 가족처럼 편안하고, 서비스도 어찌나 잘 챙겨주는지. 서비스도 살아있다."
김윤기(50) 씨는 비도생해물탕 부부 대표를 칭찬하느라 입에 침이 마른다. 제철 해산물이 있을 때면 그 해산물을 서비스로 내어오고, 식사 자리에 생일인 사람이 있으면 생일 축하 명목으로 서비스 음식이 나온다. 김 씨는 서비스로 어지간한 사이드 메뉴를 한 번씩 맛봤을 정도다.
신태희(50) 씨는 평소 가족 외식뿐만 아니라 은사를 모시고 음식 대접을 하거나 각종 모임을 할 때도 비도생해물탕을 즐겨 찾는다. 신 씨도 두 부부 대표의 푸근한 매력에 빠져들었기 때문이다.
신 씨는 "해물탕 먹을 때 불편한 점이 문어가 익으면 문어를 잘라줘야 하고, 조개가 익으면 조개를 잘라야 한다. 게다가 푹 익어서 질겨지지 않도록 조개껍데기 위에 올려두든지 해야 한다. 그런데 이 모든 귀찮은 걸 직원들이 다 해주니 손님은 먹기만 하면 된다"며 "모임을 하면서 시원한 해물탕, 조개전골에 술을 한 잔씩 하다 보면 사장님이 서비스 안주도 가져다준다. 그러다 보면 시원한 국물에 안주까지 곁들여지니 술을 더 많이 마시게 되는 점이 아마 이곳의 하나뿐인 단점이 아닐까 싶다"고 했다.
▶조개전골 3만5천~6만5천원, 통문어 해물탕 4만~7만원, 통문어 해물찜 4만5천~8만원, 점심 특선(오전 11시~오후 3시)=해물뚝배기 8천원, 전복해물뚝배기 1만3천원, 전복비빔밥 1만원.
▷영업시간=오전 11시~오후 11시
▷규모=1층 50석, 2층 80여 석(단체 가능), 주차 가능
▷주소 및 문의=대구시 동구 팔공로47길 46(봉무동 1548-8), 053)986-5678.
◆'이맛에 단골!' 코너는 독자 여러분의 참여로 이뤄집니다. 친목단체, 동창회, 직장, 가족 등 어떤 모임도 좋습니다. 단골집을 추천해주시면 취재진이 소정의 절차를 거쳐 지면에 소개해 드립니다.
▷문의 매일신문사 특집부 053)251-1582~4,
이메일 weekly@msnet.co.kr
사진 박노익 선임기자 noi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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