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창] 한국으로 몰려드는 외국 의사 외국 환자

입력 2015-09-16 01:00:10

서울의 대형 병원뿐만 아니라 지방의 대학병원에도 몽골,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와 필리핀,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에서 중'장기 연수를 온 의사로 북적댄다. 이번 주에는 3개월간 연수하러 온 라오스 외과의사가 떠난다. 라오스에서는 복부질환 진단에 기본이 되는 내시경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마저 갖추지 못하고 있다. 복강경수술 장비를 도입하기엔 그 나라의 경제수준이 턱없이 낮다고 했다. 그는 장비를 갖추진 못했지만 외과의사로 머지않은 미래에 환자들을 위해 복강경 수술을 도입하겠다며 중년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배움에 열을 올렸다.

수도권 대형 병원과 인천공항 주변의 대학병원에는 카자흐스탄과 러시아, 몽골 등 아직 의료수준이 낮은 나라들로부터 간 이식이나 암 수술 등 중증질환 환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동산병원에도 교통이 불편한 대구까지 찾아와 외래 진료와 입원치료 및 수술을 받는 러시아 환자가 적지 않다. 지난달에도 간에 생긴 종양절제수술을 받은 아주머니가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했지만 흡족한 마음으로 귀국하는 것을 보았다.

지난해 3월 우리나라에선 처음으로 개최된 세계간담췌외과학회에는 내국인 500여 명을 포함하여 세계에서 3천여 명이 참가했다. 인원 규모나 내용에서도 자타가 인정한 최고의 대회였다. 2주 전에는 아시아 내시경복강경외과학회가 대구 엑스코에서 4일간 열렸다. 해외에서 500여 명을 포함해 1천700여 명이 참가한 국제의학학술대회로 대구에서는 흔치 않은 큰 행사였다. 짜임새나 내용도 어느 나라보다 알찼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국제컨벤션 행사로 외국인들을 맞이하기에 엑스코 주변이나 대구의 여건이 썩 좋지 않아 앞으로 행사를 계속 유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학회 마지막 날 인도에서 온 친구가 83타워에서 갈라디너를 기분 좋게 마친 후, 5시간 이상 걸리는 인천공항으로 가기 위해 야간 공항버스를 타는 뒷모습이 씁쓸했다.

지난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내학술대회에는 외국인들도 많이 참가했다. 20년 전과 비교해 해운대는 동백섬과 누리마루, 광안대교와 해운대 해수욕장 및 즐비한 특급호텔, 고급 아파트 숲 등 '상전벽해'(桑田碧海)로 놀라움과 부러움을 느낄 만한 국제도시로 변모해 있었다. 외국인뿐만 아니라 내국인들도 선호하는 국제적인 컨벤션행사 장소로 매력있는 도시로 자리매김했고, 지위도 더욱 견고해지고 있다.

수준 높은 한국의 의료기술을 배우고 시술을 받기 위해 의사와 환자들이 몰려들면서 의료인들에게는 의료도 세계시장에서 단연 앞서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일고 있다. 대학 입시에서 최고의 학생들이 의과대학으로 몰리는 이때 우수 인력들을 잘 교육하고 의료시설도 더 잘 갖춰 한국이 최고의 의술을 베푸는 나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 지방 도시 대구로서는 넘어야 할 첫째 과제인 남부권 신공항 건설이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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