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동촌역·각산동 일대 난개발 '몸살'

입력 2015-09-15 01:00:05

대구선 폐선부지 1.8km 원룸 올리느라 '시끌'

대구선 폐선 부지 곳곳이 난개발로 몸살을 않고 있다. 14일 대구 동구 각산동 대구선 부지에 다가구주택 10여 채가 한꺼번에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대구선 폐선 부지 곳곳이 난개발로 몸살을 않고 있다. 14일 대구 동구 각산동 대구선 부지에 다가구주택 10여 채가 한꺼번에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1 14일 오후 1시쯤 대구 동구 입석동 동촌역사로3길 일대. 옛 대구선 부지였던 이곳에 원룸과 한두 동짜리 나홀로 아파트(오피스텔)가 50여 채 늘어서 있었다. 현재도 10여 채의 원룸과 오피스텔 공사가 한창이다. 건물의 80%가 원룸이었고, 나머지는 오피스텔이나 상업시설이었다.

건물들은 2, 3m 사이로 바짝 붙어 있었다. 왕복 2차로 도로 양쪽에는 차들이 주차돼 차량 교행이 힘들었다.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탓에 미개발된 공터와 도로가에는 버려진 생활쓰레기가 나뒹굴었다.

#2 같은 날 찾은 각산동 일대 대구선 폐선부지에도 원룸 공사가 한창이었다. 300여m에 걸쳐 일렬로 20여 채나 되는 건물이 들어서고 있었다. 대부분 4, 5층 높이의 다가구주택으로 2~4m 간격으로 나란히 서 있었다. 교차로 부근이나 도로를 끼는 등 목이 좋은 곳에는 어김없이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주민들은 "주말과 평일 가리지 않고 여러 공사가 진행되기 때문에 철근과 쇠파이프가 떨어지는 등 각종 소음에 시달린다"며 "지금은 공사 때문에 창문을 열기 어렵고, 다 짓고 난 뒤에는 주차난으로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대구선 폐선부지 곳곳이 난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다. 폐선부지 가운데 공원 조성에서 제외된 토지가 잘게 쪼개져 민간에 분양됐기 때문이다. 이 일대에 다가구주택 건립이 봇물을 이루면서 주차난과 생활쓰레기 투기 등 각종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2008년 2월 운행을 중지한 대구선 폐선부지 길이는 약 14㎞(동대구역~청천역)로 이 중 대구 지역 구간은 10.8㎞이다. 이 가운데 7.6㎞를 대구선공원으로 조성하고 있다. 대구선 2'3공원 1.4'1.7㎞ 구간은 조성을 끝냈고, 대구선 1공원(4.5㎞) 중 율하천 주변 1.1㎞ 구간을 내년 4월까지 조성할 계획이다.

문제는 공원에서 제외된 곳 중 상당수가 난개발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공원 이외의 부지(3.2㎞) 중 1.8㎞ 구간(동촌역, 각산동)은 잘게 쪼개 민간에 주거 및 상업용지로 분양됐다. 대구도시공사는 동촌역 일대 부지(5만3천㎡)를 2012년 12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차례대로 분양했고, 각산동 폐선부지(2만6천㎡)는 지난해 5월부터 민간에 팔았다. 이 과정에서 200~700㎡ 단위로 구획을 잘게 분할해 분양한 것이 난개발을 부추겼다.

대구도시공사 관계자는 "2011년 폐선부지에 대한 개발구상 및 타당성 용역을 거친 결과 기반시설 조성 후에 토지를 분할해 공급하는 것이 사업성이 있는 것으로 나왔다"고 했다.

동구청 관계자는 "지구단위계획으로 묶여 있는 부지가 아니고 잘게 나눠 분양된 상태에서 법이 허용한 원룸 건축을 막을 수는 없다"며 "주차나 쓰레기 등의 문제는 단속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개선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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