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 '유신 발언' 절망, 문재인 최고위 불참

입력 2015-09-15 01:00:05

새정치 내분 감정싸움 비화, 주류 "지도부 흔들기 악습"

문재인 대표가 빠진 가운데 14일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종걸 원내대표와 주승용 최고위원이 발언 순서를 논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전병헌
문재인 대표가 빠진 가운데 14일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종걸 원내대표와 주승용 최고위원이 발언 순서를 논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전병헌'주승용 최고위원, 이 원내대표, 오영식 최고위원. 당 관계자는 문 대표가 교통사정으로 늦는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회의 시작 후 30여분 뒤에 도착했으나 비공개회의 전까지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연합뉴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재신임을 둘러싼 내홍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14일 이종걸 원내대표의 '유신발언'으로 촉발된 주류와 비주류 진영 간 감정싸움은 한층 고조되는 분위기다. 비주류 진영은 국감 뒤로 재신임 투표를 미뤄야 한다며 파상공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주류 진영에서도 "비주류가 도를 넘어선 흔들기를 한다"고 역공에 나섰다.

◆'유신발언' 파장 속 최고위 극한대치

12일 문 대표와 중진들이 '16일 중앙위 개최 및 재신임투표 연기'에 합의하며 당 내분은 봉합되는 듯했다. 그러나 13일 안철수 전 대표의 중앙위 연기 공개서한과 이 원내대표의 '유신' 발언이 나오자 기름을 부은 듯 대치가 격해졌다. 문 대표 측은 "문 대표가 이 원내대표 발언에 인간적으로 큰 절망감을 느꼈다. 말을 건네기 어려울 정도로 굳은 표정으로 소식을 접했다"고 전했다.

주승용 최고위원의 주재로 어렵사리 진행된 공개회의에서도 양 진영은 극한 대치를 이어갔다. 비주류인 주 최고위원은 "수신제가 치국평천하가 리더의 덕목"이라며 "국감과 정기국회를 포기하고 당내 문제로 갈등을 하면 총선에 이길 수 없다. 왜 대표가 총선룰에 직을 거는지 국민은 의구심이 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주류인 전병헌 최고위원은 "지도부를 뽑으면 어떤 이유로든 흔들어대는 악습이 반복되고 있다"며 "비합리적 논거로 지도부를 계속 흔든다면 이런 악순환의 고리와 퇴행적 문화를 정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계파별 움직임 분주

이런 가운데 문 대표의 운명을 가를 중앙위가 다가오면서 계파별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김영춘 부산시당 위원장과 김경수 경남도당 위원장 등 7개 지역 시도당위원장은 공동성명을 내고 "당 대표와 중진의원이 합의한 일정을 흔드는 일은 즉각 중지해야 한다"며 "혁신안을 전폭 지지한다"고 밝혔다. 초'재선 의원들로 구성된 '더 좋은 미래' 역시 전날 회동해 혁신안의 중앙위 통과 지지에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비주류 모임인 '민주당의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은 이날 오찬회동을 하고 중앙위 무기명 표결 요구 등 전략마련에 주력하기로 했다. 민집모 관계자는 "문 대표가 중앙위를 밀어붙인다면 우리도 대처해야 한다"며 "무기명투표가 안 되면 보이콧할 가능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장외 설전도 계속

장외에서도 주류'비주류 간 거센 설전이 이어졌다. 조국 혁신위원은 페이스북에서 안 전 대표를 겨냥해 "당인이라면 당내 절차를 존중하라"면서 "싫으면 탈당해 신당을 만들라"고 말했다. 그는 트위터에서도 "문재인, 안철수, 호남, 친노, 비노 모두 모아도 이길까 말까다. 절차에 승복하는 기풍이 세워지지 않으면 이전투구의 반복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비주류인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트위터에서 "문 대표가 결단하면 모든 당내 문제가 해결된다"며 "문 대표와 함께했던 분들도 (결단을 요구하는) 생산적 의견을 밝히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라고 남겼다. 박영선 전 원내대표는 한 방송에서 혁신위의 공천혁신안에 "첫 단추를 잘못 꿰었다"며 "국민공천단 자체가 오염될 가능성이 높아 차라리 오픈프라이머리를 하는 것이 낫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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