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봉덕 3동 우체국 11월 폐쇄, 주민들 반대 서명…조직적 반발
경북지방우정청(이하 우정청)이 잇따라 우체국을 폐쇄하면서 주민들은 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일부 지역 주민들은 서명운동에 나서면서 조직적인 반발에 나섰다.
실제 우정청이 적자를 이유로 최근 대구 남구의 봉덕3동 우체국 폐쇄를 예고하자 이 지역 주민들은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이곳은 4년간 적자가 난 곳으로 올 11월 폐지될 예정이다. 우정청은 중동교 인근에 위치한 봉덕우체국과 합병한다는 계획이다.
이곳 한 주민은 "우체국이 폐쇄되면 가장 큰 불편을 느끼는 사람은 장애인과 노약자다. 봉덕3동 우체국이 없어지고 인근 우체국과 합병할 경우 삼정골에 있는 우체국에 가려면 장애인과 노약자들은 20분마다 한 번 다니는 버스를 타야하는 불편을 겪어야 한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서은실 민원인 대표는 "우체국은 국민을 위한 공기업이다. 전기가 적자라고 해서 특정 지역에 전기를 공급하지 않는 일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우편도 마찬가지다. 적자가 나는 곳이라고 해서 우편물을 제때 받아보지 못하고, 가장 기본적인 금융서비스조차 이용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국가기관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이다"고 했다.
◆우편취급국, 금융업무 안돼
우편취급국으로 대체한 곳에서도 불만은 여전하다. 지난해 우정청이 '대학구내 우체국 합리화'를 실시하기로 하면서 경북대 등 대구경북 10개 대학의 구내 우체국이 우편취급국으로 전환됐다. 그러나 우편취급국은 우편물 발송은 가능하지만 금융업무는 볼 수 없다.
대구대학교 한 관계자는 "지난해 우체국이 없어지고 CD기 한 대만 달랑 있다. 그나마 이를 이용하려면 긴 줄을 서야 한다"고 했다. 우편취급국으로 전환한 곳은 사정이 그나마 나은 편이다. 영남이공대의 경우 지난해 3월 우체국이 폐쇄됐지만 아직 우편취급국이 설치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학생'교직원은 물론 영남대의료원 직원, 입원 환자, 가족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병원 측에서 차량으로 우편물을 취합해 인근 우체국을 이용하고 있지만 불편을 호소하는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 대학 취업 준비생인 강분승(20) 씨는 "평소 이력서 등을 제출하기 위해 학내 우체국을 많이 이용해 왔다. 이메일이나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이력서를 받는 회사도 있지만 아직까지 방문 접수나 우편을 통해서 서류를 받는 기업도 있어 우체국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우편취급국을 운영하는 입장도 마찬가지. 지역 한 우편취급국 관계자는 "직원들이 발벗고 영업활동을 해도 매달 수입만으로는 직원봉급은커녕 건물 임차료와 가스비, 전기요금 등을 납부하기도 힘들다. 가족들을 총동원해 인건비를 줄이는데도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손해를 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주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해 왔던 우체국이 왜 없어지는 것일까? 우정청은 적자를 줄이기 위해서라고 밝히고 있다.
실제 전국적으로 우편물량은 전자우편 등 대체서비스 확산으로 지난 2002년 55억 통에서 2014년 43억여 통으로 22% 감소했다. 우편사업 부문 손실규모도 크다. 2011년 439억원, 2012년 707억원, 2013년 246억원, 2014년 349억원 등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예금과 보험 등 금융사업 부문 역시 저금리 기조 장기화 등으로 수익률이 악화되고 있다.
특히 대학은 방학기간이 연중 5개월가량 돼 우체국 운영기간이 짧고, 취급 우편물량도 적다. 금융서비스도 모바일 뱅킹이 늘고 대학 내에 은행지점들이 들어선 탓에 창구 업무가 전체 업무의 20%에 불과하다. 게다가 최근 임차료 인상도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우청청 관계자는 "대구의 경우 임대료가 오른 곳이 많아 이를 감당하기 어려워 일부 우체국은 폐쇄했다"고 밝혔다. '손해를 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설명이다.
반면 전문가들의 생각은 다르다. 지역의 한 회계사는 "우정사업본부의 예산은 국고금과 별개로 적자가 나도 국고금 지원을 받지 않는다. 대신 적자에 대해서는 '우정사업 운영에 관한 특례법'(제13조)에 의해 우체국예금보험의 이익금 등 다른 회계 통해 손실을 보전할 수 있다. 가령 우체국우편사업이 가장 많은 적자를 보인 2012년(707억원)의 경우 우체국예금보험 수익이 2천824억원이다. 우정사업본부를 하나의 기업으로 본다면 오히려 수익을 올린 셈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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