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1억 횡령 때문에 회생 어려움…뿔난 포스코플렌텍 직원들

입력 2015-09-01 01:00:05

"구속된 前 회장 엄벌에 처해달라"…공판 앞 법원에 탄원서 제출

포스코플랜텍이 뿔났다. 수천억원의 자금 투입, 무급휴가, 인원감축 등 경영개선을 위한 여러 처방에도 좀처럼 회사가 숨통을 트지 못하자, 회사를 어렵게 만든 장본인에 대한 엄벌과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행동에 나선 것이다.

포스코플랜텍은 전 성진지오텍 회장 전정도(56'구속) 씨를 엄벌해 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직원 및 직원가족 1천38명에게 받은 데 이어 최근 포항시민들에게도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오는 11일 예정된 공판에서 전 씨가 엄벌에 처해지길 바라는 동시에, 횡령한 회사 돈을 환수해 회생의 발판을 삼겠다는 의지가 탄원서에 담겨 있다.

포스코플랜텍 측은 탄원서를 통해 "전 씨의 개인적 욕심에 의해 수천 명에 이르는 직원과 그 가족들이 생계를 잃게 됐다"며 법원에 억울함을 호소했다. 탄원서에는 전 씨가 이란사업에서 물품대금 861억원을 횡령하면서 포스코플랜텍의 부채비율이 크게 높아져 실낱같은 회생 기회마저 사라져 버렸다고 호소하는 내용이 담겼다. 횡령액은 포스코플랜텍이 4년을 벌어야 할 정도의 큰 금액이다.

또 임직원과 협력사 직원 및 가족 등 수천 명의 생계를 어렵게 만든 전 씨 개인에 대한 엄벌도 촉구하고 있다. 특히 전 씨의 부인 명의 재산이 늘었고, 총 재산이 수천억원에 이른다는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만큼, 포스코플랜텍에 끼친 손해를 적극 변제해야 한다는 주장을 포스코플랜텍 직원들은 하고 있다.

포스코플렌텍은 성진지오텍과 인수합병하면서 위기로 몰린 포스코 대표 계열사다. 포스코의 인수 당시 성진지오텍은 환위험 회피 파생금융상품인 키코에 발목이 잡혀 있었다. 성진지오텍은 키코로 2천억원 가까운 손실을 봤지만 포스코는 2010년 3월 회사를 인수했다.

포스코는 2천억원대에 가까운 막대한 손실을 입어 존속 자체가 불확실한 회사를 웃돈을 주고 산 셈이다.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 등 경영진들에 대한 특혜의혹이 쏟아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1천593억원에 인수한 이후에도 5천억원가량 자금을 추가 투입했지만, 회사정상화에는 실패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