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주 방폐장, 안전이 최우선이다

입력 2015-08-31 02:00:00

아시아 최초의 동굴처분 방식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방폐장)이 제 모습을 갖췄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이 지난 28일 경주 양북면에 있는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에서 1단계 처분시설 준공식을 연 것이다.

경주 방폐장은 1978년 원자력을 도입해 고리 1호기에서 송전을 시작한 지 38년 만에 확보한 국내 유일의 중'저준위 방폐물 처분시설이다. 1986년 방폐장 부지 선정을 추진한 이후 30년의 우여곡절 끝에 맺은 값진 결실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에너지산업 역사에 한 페이지를 기록하며, 국내 원자력 산업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1조5천436억원의 공사비를 들여 준공한 경주 방폐장 1단계 처분시설에서는 해수면보다 130m 아래에 있는 콘크리트 구조물인 6개 사일로에서 방사성 폐기물 10만 드럼을 300년간 보관할 수 있다. 한빛'한울'고리 등 원전별로 포화율이 당장 74∼96%에 이른 폐기물 처리에 숨통이 트이게 된 셈이다. 게다가 앞으로 2, 3단계 시설 공사와 더불어 최종적으로 80만 드럼의 저장 공간을 갖추면, 앞으로 60년간 원전은 물론 산업체와 병원 등 방사능 시설에서 발생한 중'저준위 폐기물을 처분할 수 있다.

방폐장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최고의 관건은 안전성 확보이다. 경주 방폐장은 실제 건설 과정에서 줄곧 안전성 논란에 휩싸여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던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만에 하나 활성단층의 존재 여부와 지진 및 지하수 문제를 걱정하는 환경단체 등의 목소리도 허투루 들어서는 안 된다. 장차 방폐장 운영 과정에서 안전에 관한 한 한 치의 허점도 드러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다음에 유념해야 할 사안은 방폐물의 안전한 처분이라는 국가적 과제 해결에 협력한 경주 시민과 경북 도민에 대한 배려이다. 오랜 세월 방폐장을 껴안고 살아야 할 지역 주민들이 '안전과 지원'에 관해 정부를 신뢰할 때 경주 방폐장은 핵폐기물 시설을 가동하는 모범 사례로 남을 것이다. 나아가 현재 추진 중인 폐연료봉 처리장 건립 등 원전 건립에서 폐기물 처리까지 우리나라 원전 운영의 전반적인 노하우를 세계에 과시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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