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술국치는 부끄럽지만 잊으면 안 되는 역사
망국의 아픈 역사 새겨 미래발전 다짐 계기로
대구시와 경북도를 비롯한 인천'광주'대전'경기'강원'충북'제주 등 전국 9개 광역 시'도가 29일 조기(弔旗)를 단다. 강제로 나라를 빼앗긴 뼈아픈 날을 기억하기 위해서다. 대한제국은 1910년 8월 29일 일제와 강제 조약을 맺고 나라를 빼앗겼다. 흔히 이날을 경술국치일(庚戌國恥日)이라 부른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각각 지난해 5월과 올해 4월 국치일에 조기를 달도록 하는 조례를 제정했다.
대구시는 지난해 조례 제정 후 시청에만 조기를 달았다. 그러나 광복 70주년인 올해는 대대적인 동참을 홍보했다. 시 본청을 비롯한 산하 기관과 8개 구'군청, 각급 기관단체와 초'중'고교 등에 조기 게양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경북도 역시 산하 기관과 23개 시'군과 함께 조기를 달고 옛날 국치일의 슬픈 역사를 잊지 않고 되새긴다.
현재 공식 조기 게양일은 6월 6일 현충일이다. 국가 수호에 목숨을 바친 호국 영령을 기리는 날이기 때문이다. 조기는 애도와 슬픔을 표시하기 위해 국기를 깃면의 세로 길이만큼 내려 단다. 조기는 현충일처럼 규정에 의한 날에만 가능하다. 이번 조례 제정으로 조기 게양일은 올해부터는 대구경북 등에서는 1년에 2번 맞게 되는 셈이다.
나라 잃은 수치스러운 날에 굳이 조기를 달면서까지 되새길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국치일 이후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애국선열이 목숨을 바쳤고 항일 독립운동에 몸을 던졌다. 이렇게 앞서 간 애국선열을 위한 이날 추념(追念)은 일본 향나무 뽑기 같은 일제 흔적 지우기와는 다른 차원의 의미가 있다. 일제 식민지배에 대항하고 조국 광복에 나서 희생한 선조를 잊지 말자는 뜻이다. 또 지난 슬픈 역사를 절대 되풀이하지 말자는 각오를 다지고 후세의 경계로 삼자는 뜻이다.
특히 국권 회복에 어느 곳보다 많은 희생자와 항일 독립투사를 낸 대구경북의 조기 게양은 더욱 남다르다. 대구경북만의 다양한 행사를 갖는 이유다. 패망 후 나라 안팎을 떠돌며 굶주리던 동포를 떠올리며 밥 대신 '찬 죽 먹기'와 '독립군가 부르기' 등이 그것이다. 모두 옛사람을 기리기 위함이다. 이것이 바로 살아 있는 역사교육이다.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